중국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연어 양식선을 건조했다. ‘현대 해양 어업의 큰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게 중국 측 주장이지만 서해 영유권 주장에 동원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광저우 황푸원창조선소는 세계 최초의 연어 양식선 쑤하이(蘇海) 1호 건조를 마쳤다. 6억 위안이 들어간 이 선박은 길이 249.8m, 폭 45m, 깊이 21.6m 규모며 지난달 말 시험항해를 거쳐 다음 달 인도를 앞두고 있다.
선주인 장쑤롄선해양기술은 이르면 올해 가을 중국 장쑤성 롄윈강 앞바다 서해에서 양식을 시작하고 내년에 첫 연어를 수확한다는 계획이다. 선주 측은 연간 최대 8000톤(t)의 연어가 생산될 것으로 기대한다. 장쑤롄선해양기술 측은 “현대 해양 어업에서 중국의 고품질 발전을 위한 이정표”라며 “중국의 해산물 시장이 수입 냉장 연어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줄일 수 있게 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다만 쑤하이 1호가 중국이 서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영유권을 주장하는 데 동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미국 뉴스위크는 중국 해상안전국(MSA) 산하 장쑤성 롄윈강시 지역지부가 지난달 22일 오전 8시(이하 현지시간)부터 27일 오전 8시까지 서해상의 3개 구역을 지정해 선박 출입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중국이 설정한 3개 항행 금지 구역은 대부분 서해 잠정조치수역(PMZ) 내에 위치했고 이 가운데 두 개는 한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해 있다. 이 중 하나는 아예 한국의 EEZ 안에만 설정돼 있다. 중국이 한국의 EEZ 안에 항행 금지 구역을 설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뉴스위크는 한국 EEZ와 겹치는 구역 하나를 포함해 다른 두 개 구역이 군사활동 목적으로 지정됐다고 했다.
서해 PMZ에 설치해 논란이 된 구조물 선란 1호와 2호도 중국은 심해 연어 양식 시설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은 2018년 선란 1호에 이어 지난해 2호를 세웠고 2022년에는 관리시설이라며 석유 시추설비 형태 구조물도 설치했다. 이를 두고 중국이 서해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한 근거를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중국은 지난달 열린 제3차 해양협력대화에서 필요하면 한국 측 관계자들의 서해 시설물 현장 방문을 주선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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