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해양 생물의 성장을 촉진하는 수용성 유리 파우더인 ‘마린 글라스’를 앞세워 1000조 원 규모의 블루카본 시장을 공략한다. 이번 사업을 토대로 회사의 기업간거래(B2B) 역량을 더욱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26일 서울대 블루카본사업단과 ‘블루카본 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술 교류’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LG전자와 블루카본사업단은 마린 글라스를 활용한 해양생태계 복원 실증 사업을 수행하고 국내외 블루카본 산업 활성화를 위한 신규 사업 발굴과 기술 개발 등에 나설 계획이다.
블루카본은 해양 및 연안 생태계가 흡수하고 저장하는 탄소다. 육상생태계 대비 탄소 흡수 속도가 빠르고 탄소 저장 능력도 큰 것으로 알려지며 지구온난화의 새로운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기구인 IPCC에 따르면 탄소배출권 거래 등을 포함한 글로벌 블루카본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966조 원에 달하며 2030년까지 연평균 약 41% 성장이 추정될 만큼 전도유망한 시장이다. 탄소 고배출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탄소 거래 시스템의 일환인 블루카본 크레디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마린 글라스는 해조류와 미세 조류의 성장을 촉진하는 기능성 유리 소재로 물과 만나면 미네랄 이온으로 변한다. 미네랄 이온은 해조류와 미세 조류의 영양분이 돼 바다 숲을 회복시키고 해양생태계 복원과 탄소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LG전자는 6년 이상 연구개발(R&D)을 통해 이 성분이 일정한 양과 속도로 녹도록 조절하는 기술도 적용했다.
마린 글라스는 용해 속도를 설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네랄의 종류와 양은 물론 제품의 형태도 원하는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다. 예컨대 유속이 빠른 바닷속에서도 미네랄 성분이 쉽게 흩어지지 않도록 단단하고 무거운 구(球) 형태의 비즈나 납작한 칩 형태로 제작하면 바다 숲을 더욱 빠르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LG전자는 마린 글라스를 활용해 다른 산업군과 협업하면서 다양한 사업 기회 창출 가능성도 모색하고 있다. 마린 글라스로 성장시킨 미세 조류는 의약품·건강기능식품 등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발전 연료로 사용되는 바이오매스까지 생성,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으로도 주목 받고 있다.
백승태 LG전자 키친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은 “이번 협약은 신소재인 마린 글라스의 기술력을 입증하고 다양한 활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새로운 기능성 유리 소재를 지속 개발하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새로운 B2B 사업 영역의 하나로 신소재를 점찍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까지 420건의 유리 파우더 관련 특허를 출원했으며 경남 창원 스마트파크에는 연간 4500톤 규모의 생산 설비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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