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관세 인하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대(對)중국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밑자락을 깔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이달 10∼11일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 회담을 통해 양국이 서로 90일간 115% 포인트씩 관세율을 인하하기로 한 합의를 언급한 뒤 “나쁜 소식은 중국이 우리와의 합의를 전적으로 위반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간 관세 인하 합의로 인해 중국이 큰 경제적·사회적 위기를 모면하고 안정을 찾았다”면서도 “좋은 사람(Mr. NICE GUY)이 되어준 대가가 고작 이것”이라고 비판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다만 중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합의 내용을 위반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대중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해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미중 협상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을 합의 위반으로 간주해 SNS에 글을 올렸다는 판단에서다. 게다가 최근 미중간 관세 인하 합의를 두고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Trump Always Chickens Out)”는 의미의 '타코(TACO) 트레이드'라는 표현이 등장했다는 사실에 트럼프 대통령이 발끈한 점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내 중국인 유학생들에 대해 공세적으로 비자를 취소할 것이라고 예고했을 뿐만 아니라 대중국 기술 이전 통제를 강화하는 등 중국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각각 수석대표로 나선 제네바 회담에서 서로 100% 넘게 부과하던 관세를 90일간 115% 포인트씩 대폭 낮추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로써 미국의 대중 관세는 30%로, 중국의 대미 관세는 10%로 낮춰졌다.
관세 인하 외의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다. 미중 회담에 나섰던 베선트 재무장관은 전날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협상은 조금 정체된 상태”라며 “앞으로 몇 주 내에 추가 협상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젠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전화 통화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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