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제21대 대선을 사흘 앞둔 31일 오후 2017년 이후 처음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다. 사실상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박 전 대통령이 이날 오후 1시를 조금 넘겨 서문시장 동2문 입구에 들어서자 지지자 등 2000여명(경찰 비공식 추산)은 일제히 '박근혜' 이름을 외쳤다. 박 전 대통령이 서문시장을 공개적으로 찾은 것은 2017년 대통령직 파면 이후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올림머리에 흰색 블라우스 상의와 연한 감색 계통 통 넓은 바지 차림으로 시장을 방문, 상인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박 전 대통령은 시장에서 간식거리를 먹고 장도 보려고 했으나, 몰려든 인파 탓에 상인들과 눈인사와 가벼운 악수만 나눈 채 30여분 만에 자리를 떴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을 수행한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호떡과 부침가루를 사고, 일부 시민에겐 야구공과 당신 자서전에 사인도 해줬다"며 "상인들에겐 '오랜만에 와서 반갑습니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소개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은 상인들과의 대화에서 정치적 입장이나 선거 관련 발언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현장에 있던 일부 시민은 박 전 대통령을 향해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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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은 이날 서문시장 방문 뒤 차에 오르기 전 취재진이 시장 방문 소감을 묻자, "내가 대구에 온 지 꽤 되지 않았느냐"며 "서문시장과 여기 있는 분들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사를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해 아쉬웠다"며 "며칠 전 동성로 유세에서 많은 분이 나를 보고 싶다고 했다고 들었고, 그 얘기를 듣고 가슴이 뭉클했다"고 전했다.
그는 "항상 (서문시장에) 와야겠단 마음이 있었는데, 오늘에야 이렇게 인사하게 됐다"며 "이렇게 따뜻하게 맞아줘 감사하다. 그동안 마음에 걸렸던 게 조금은 풀리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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