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첫날 코스피지수가 274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274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8월 1일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엔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다른 자산에 투자) 청산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던 ‘블랙 먼데이’ 이전 수준을 사실상 모두 회복한 것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25분께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5.02포인트(1.67%) 오른 2743.99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장중 274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8월 1일 이후 307일 만이다. 당시 코스피 지수는 2787.27에 거래를 마쳤고 다음날인 2일(-3.65%), 5일(-8.77%)에 2거래일 연속 급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각각 2795억 원, 357억 원씩 순매수하고 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3142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선물 시장에서도 2105억 원어치를 사들이고 있다. 통상 증시의 추가 상승이 예상될 때 선물을 사들인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72억 원, 568억 원어치를 순매수 중이다.
업종별로는 지주사(6.42%), 증권(5.35%), 생명보험(4.22%), 손해보험(4.03%), 은행(3.41%) 등이 강세다. 식품(2.81%)과 반도체(2.68%)도 지수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그간 강세를 보였던 조선(-2.87%), 전기(-2.49%), 컴퓨터(-1.24%), 방산(-0.16%)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기존 한국 증시 상승세를 이끌던 조선·방산 업종에서 지주·증권 등으로 자금 흐름이 이동하는 양상이다.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선 삼성전자(005930)(1.06%), SK하이닉스(000660)(5.78%)를 비롯해 KB금융(105560)(3.90%), 신한지주(055550)(3.94%) 등이 강세다. 엔비디아가 뉴욕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를 탈환하면서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에 투심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가 MS를 제치고 시총 1위를 탈환한 것은 4개월 만이다. 투자은행(IB) 제프리스는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칩 블랙웰의 생산량 증가에 따라 올해 매출 총이익률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재명 정부의 취임에 따른 투심 개선도 지수 상승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확장적 재정·통화 정책은 유동성을 풍부하게 만들어 증시의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재명 정부의 정책 방향성과 올해 하반기에 예상되는 강력한 재정·통화 정책은 코스피 3000 시대를 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국장 ‘탈출’은 지능 순에서 국장 ‘복귀’는 지능 순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 후보는 “과거 8년 전 성남 시장으로 있던 시절 농담 비슷하게 ‘집 값 오르기 전에 어서 이사 오세요’라고 말했었는데 실제 그 말 들으신 분들은 꽤 덕을 봤다”며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더 좋아지기 전에 빨리 참여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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