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 시대를 공약으로 내세운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며 상법 개정 등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자 삼성생명(032830)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생명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만 1700원(10.75%) 오른 12만 500원에 장을 마쳤다. 올 4월 9일 연중 최저점인 7만 3300원을 기록한 삼성생명 주가는 이후 상승세를 거듭하며 2개월여 동안 주가가 무려 75% 급등했다. 이날 삼성생명 주가는 장중 한때 17.83% 오르며 12만 8200원에 도달하기도 했다.
같은 시각 삼성화재(000810) 주가도 전 거래일 대비 1만 6000원(3.76%) 오른 44만 1500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 한때 주가가 44만 7000원까지 올랐다. 삼성화재 주가 역시 올 4월 9일 33만 7000원까지 떨어지며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반등세를 보였다. 2개월여 동안 주가가 30% 넘게 올랐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주가가 급등하는 건 보유 중인 삼성전자(005930) 주식 처분에 따른 수익 기대 때문이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상법 개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민주당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TF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상법 개정을 약속했다”며 “선거를 통해 확인된 민의를 반영해 상법 개정안을 다시 발의한다”고 밝혔다.
상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 처분에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 더구나 삼성생명은 이미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 탓에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3조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예정대로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소각해버리면 발행주식총수가 줄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합산 지분율이 10%를 초과하게 된다. 현재 금산 분리 규제가 담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비금융 계열사의 주식을 최대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만약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이후 삼성전자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해버리면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효과가 줄어든다. 이 탓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최근 삼성전자 주식 도합 2747억 원어치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처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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