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 국내외 임원이 한자리에 모여 하반기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글로벌 전략회이가 오는 17일부터 사흘간 열린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7~19일 사흘간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한다. 삼성의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국내외 회사 임원급이 모여 사업 부문별 업황을 점검하고 사업 계획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이번 회의는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과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이 각각 주재한다. 이재용 회장은 예년처럼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추후 사업 전략 등을 보고 받을 예정이다.
올해 DX부문의 경우 17일 모바일경험(MX)사업부, 18일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사업부, 19일 전사 등의 순으로 회의를 연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은 18일에 회의를 진행한다. 삼성디스플레이(17일)와 삼성전기(23일) 등 주요 계열사도 순차적으로 전략회의가 예정됐다.
DX부문은 미국 관세정책에 대응한 글로벌 공급망 점검과 지역별 대응 전략을 주요 이슈로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성 제고 방안도 주요 안건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TV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VD·DA사업부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000억 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000억 원)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저가 정책으로 인해 TV 사업을 맡고 있는 삼성전자 VD사업부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으로 인해 하반기 출하량 증가율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DS부문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부진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 경쟁력 제고에 대한 논의가 우선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영업 전략과 조직 문화 개선에 대한 안건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SK(034730)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내부적 위기감이 고조됐다. 파운드리 사업은 세계 1위 대만 TSMC와의 격차가 벌어지는 동시에 중국 SMIC의 추격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삼성뿐 아니라 SK와 현대차(005380)·LG(003550) 등 국내 주요 기업도 이달 경영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SK그룹은 13~14일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를 통해 계열사 구조조정 현황을 점검하고 사업 계획을 구체화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중 해외 권역본부장 회의를 열고 세계 주요 시장의 판매·사업 현황 등을 살필 예정이다. LG그룹은 매년 상반기 열던 전략보고회를 생략하고 선택과 집중을 위한 계열사별 투자점검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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