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장품은 베트남인 피부와도 잘 맞아서 인기가 많아요. 제품력도 좋고 특히 디자인이 매우 훌륭한데 베트남에는 이런 제품이 아직 많지 않아요.”
5일 베트남 호찌민 SECC에서 열린 ‘2025 베트남 국제 프리미엄 소비재전’에서 기자와 만난 현지 인플루언서 호앙티미흐엉(27)씨는 직접 써본 한국 화장품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틱톡 팔로워 25만 명을 보유한 흐엉씨가 이날 전시에서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는 현지인 수백명이 참여해 질문을 던졌다. 전시 현장 역시 화장품과 식품·영양제 등 한국 제품을 써보고 구매하려는 참관객들로 붐볐다. 5~8일 진행된 이번 전시회에는 지난해 대비 20% 이상 증가한 2만 8000여 명의 현지 소비자 및 바이어가 방문해 K소비재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한국무역협회와 코엑스가 공동 주최하는 국제 프리미엄 소비재전은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는 중소업체들에게 현지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마중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전시회는 프리미엄 소비재 분야의 국내외 195개 기업(국내 161개사·해외 34개사)가 참가했다.
전시 기간 운영된 1대1 수출상담회는 베트남을 비롯한 아세안 주요국 유력 유통사와 바이어들이 대거 참여했다. 국내 참가기업들이 나흘간 진행한 상담 건수는 전년 대비 36% 넘게 증가한 2701건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거둬들인 수출 성과는 1억 5000만 달러(약 2039억 원)에 달한다.
유기농 화장품 전문 제조업체인 ㈜뷰리클은 베트남 전역의 슈퍼마켓 체인에 화장품을 공급하는 V사와 100만 달러 규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조·증류 시설을 갖추고 전통주를 생산하는 백경증류소는 베트남 주류 유통업체인 W사 등과 220만 달러 규모 MOU 5건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전시에 참여한 식품업체 ㈜영풍의 조재곤 대표는 “해외에서 대형 광고를 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에게는 이 같은 전시 참여가 해외 수출로 이어지는 좋은 기회”라며 “해외 전시와 상담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결과 현재 70% 이상이 수출”이라고 말했다.
최근 20년간 연평균 6.4%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베트남은 인구가 1억 명에 달하는 데다 평균 연령이 32.5세로 젊어 소비재 시장의 잠재력이 큰 국가로 평가 받는다. 경제 성장에 따른 소득 향상, 도시화에 기반한 유통망 급성장 등으로 향후 10년간 중산층 소비자가 36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은 한국의 주요 교역국이기도 하다. 2023년 기준 베트남은 한국의 3위 수출국이자 7위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특히 한국의 뷰티·패션 품목의 경우 지난해 1분기 홍콩을 제치고 베트남의 4위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한국의 최근 5년간 화장품 수출 연평균 증가율은 베트남이 25.7%로 주요 아세안 국가들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조상현 코엑스 사장은 “이번 전시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한국 소비재의 브랜드 경쟁력을 아세안 시장에 효과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다”며 “유럽 등 서구권 기업들의 투자까지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한 전략을 다양한 방향으로 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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