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전자상가의 관문인 나진상가 일대 개발을 위한 밑그림이 나왔다. 나진상가를 시작으로 주변 개발이 본격화되면 PC·휴대전화 판매 중심이었던 용산전자상가는 첨단 산업 거점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제10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용산전자상가지구 나진 12·13동 일대 지구단위 계획구역 지정 및 계획 결정안’과 ‘특별계획구역5 세부개발계획 결정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10일 밝혔다.
대상지는 용산역에서 직접 연결되면서 용산전자상가 관문에 위치한 곳이다. 광역교통 접근성이 우수하고, 용산국제업무지구와도 인접해 있어 향후 급격한 도시공간 변화가 기대되는 지역이다.
이번 결정으로 용산전자상가지구 특별계획구역 가운데 처음으로 세부개발계획이 마련됐다. 서울시는 2023년 6월 ‘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전자상가 일대 연계전략’을 발표했다. 용산전자상가 일대를 11개 특별계획구역으로 재편하고, 유통 업무 설비를 해제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인공지능(AI)·정보과학기술(ICT) 등 신산업 용도를 30% 이상 확보하는 한편 도심형 복합주거시설을 공급하기로 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이 일대에 지하 8층~지상 27층(연면적 7만 3420㎡)의 신산업용도 중심 업무시설과 판매시설, 오피스텔 등이 들어선다. 용적률은 800%, 높이 144m다. 지난 4월 위원회 때 나온 지적사항을 반영해 입체 보행로 길이를 축소하는 내용도 반영됐다.
서울시는 이용률이 낮았던 유수지시설 상부를 공원화하고, 사업부지 내에도 개방형 녹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사업 시행자가 공공기여하는 공공시설 등 510억 원은 서울의 균형발전 및 정책사업에 투입된다. 건축 인허가 절차는 하반기 중 추진될 전망이다.
용산전자상가는 정부가 1985년 용산 양곡도매시장 이전한 자리를 전기·전자업 중심지로 육성하기로 하면서 조성됐다. 1990년대 PC 보급 확산으로 호황기를 맞았으나 2000년대 들어 모바일 기기와 온라인 쇼핑 유행 등 산업 트렌드가 변화하고 시설 노후화, 공실률 증가로 상권 활력이 크게 떨어졌다.
서울시는 용산전자상가가 ICT 미래먹거리를 발굴하고 국제업무지구 지원·보완 기능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이번 개발계획 결정은 용산전자상가 일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전환점”이라며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신산업 혁신 거점으로 재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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