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KF-16 전투기 1대가 미국 알래스카에서 다국적 연합 공중훈련 도중 조종사가 비상 탈출하고 기체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군 전투기가 해외 훈련 중 기체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11일 공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분(한국 시각) 미국 알래스카주 아일슨 공군기지에서 미 태평양 공군사령부 주관으로 진행 중인 ‘레드 플래그 알래스카’ 연합훈련에 참가 중이던 KF-16 전투기가 기지에서 이륙 활주하던 중 비상 탈출 상황이 발생했다.
이 전투기는 2인이 탑승하는 복좌 전투기로 비상 탈출한 조종사 2명은 무사하다고 공군이 밝혔다.
공군은 “현재 조종사 2명(전·후방석 모두 대위)은 미 육군 병원에서 진찰한 결과 경미한 화상과 열상 외 특별한 부상은 없으며 현재 안정을 취하고 있다”며 “사고 항공기는 화재로 인해 부분 파손된 상태로 활주로 옆 풀밭에 위치해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작전 수행 능력 향상을 위한 레드 플래그 알래스카는 미국 태평양 공군사령부가 주관하는 다국적 연합 공중전투훈련이다. 우리 공군은 KF-16 전투기와 KC-330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등 항공기 11대와 100여 명의 장병이 훈련에 참가했다.
군은 미 측과 협의하에 자세한 사고 경위와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공군은 사고조사팀과 긴급정비팀 10여 명을 11일 저녁 KC-330편으로 미 아일슨 기지로 급파할 예정이다.
미국 록히드마틴의 전투기 F-16을 국내에서 라이선스 생산한 KF-16은 1997년 첫 추락 사고를 시작으로 이번까지 열 번째 추락 사고다.
최근 군에서 군용기 사고가 잇따르면서 군 기강 해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 들어서만 다섯 번째다. 올해 3월 초유의 KF-16 전투기 경기 포천 민가 오폭 사고에 이어 육군 수리온 헬기 충돌, 4월 경공격기 기관총 낙하와 지난달 29일 경북 포항에서는 P-3 해상초계기 추락 사고까지 대형 사고들이 한 달에 한 번꼴로 반복되고 있다.
공군은 KF-16 오폭 사고와 KA-1 비정상 투하 사고가 일어나자 올 4월 사고 방지를 위한 ‘100일의 약속’ 프로젝트를 다짐한 바 있지만 이날 또 사고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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