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경기 시화 등 외국인들이 밀집한 지역의 생활하수에서 검출된 불법 마약류가 전국 평균의 1.4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2일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전국 주요 하수처리장의 시료를 채취·분석한 ‘불법 마약류 사용 실태조사’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외국인 비율이 6% 이상이며 외국인 근로자가 500명 이상인 외국인 밀집지역에 위치한 하수처리장 12곳의 필로폰 사용량은 전국 평균 대비 약 141% 수준이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외국인 마약사범은 2022년 2573명, 2023년 3151명, 2024년 3232명으로 늘고 있다. 특히 필로폰은 매년 조사된 모든 하수처리장(34개)에서 검출돼 마약사범이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약사범이 보통 필로폰 약 30㎎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면 작년 3000명당 1명이 필로폰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약류 성분 분석결과 지역별로는 서울은 코카인, 경기에서는 엑스터시 사용 추정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반적인 마약류 검출량은 줄어들었다. 주요 불법 마약류의 합계 사용추정량은 2020년 1000명당 일평균 31.27㎎에서 2021년 30.57㎎, 2022년 23.85㎎, 2023년 20.30㎎, 작년 15.89㎎으로 4년 연속 감소했다. 이 중 필로폰은 작년 사용추정량이 9.86㎎으로 2020년 24.16㎎ 대비 59% 감소했다. 미국(2667㎎), 호주(1446㎎), 유럽(42㎎) 등 외국에 비하면 현저히 낮다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엑스터시 사용추정량은 2022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고, 코카인의 사용추정량은 지난해 전년 대비 감소했다.
식약처는 지난 5년간 조사결과를 기반으로 올해 하수역학 조사사업을 ‘우리동네 하수망 감시’ 사업으로 고도화한다. 분석 대상을 기존 15개에서 의료용·신종 마약류 포함 200여 종으로 대폭 확대한다. 또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시는 배수 분구 중 10개 이상 지점에서 추가로 채수한다. 마약 성분이 검출되는 경우 관련 건물 정화조 등에서 추가로 채수해 추적성을 높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마약류 중독자가 방문하는 의료기관과 연계한 코호트 연구, 데이터사이언스를 활용한 사회경제적 상관 분석 등을 통해 불법 마약 사용 실태에 대한 예측력을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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