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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흔드는 K테크'…네이버·카카오, 해외기업에 베팅하는 이유는? [김성태의 딥테크 트렌드]

네이버벤처스 설립…협업 통해 기술 경쟁력 확보

1호 투자 기업은 트웰브랩스…영상 이해 AI 시너지

카카오도 글로벌 투자 본격화…“고잉 글로벌” 선언

AI 기술 중심 투자 단행…성장후 재무 수익도 기대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네이버와 카카오(035720)가 해외 스타트업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는 해외 투자 법인 네이버벤처스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다. 카카오도 카카오벤처스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통해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을 개발 중인 스타트업과 시너지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투자 기업의 성장을 통한 재무적 수익을 얻을 가능성도 기대된다.

네이버벤처스 설립…협업 통해 기술 경쟁력 확보


1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 중 네이버벤처스를 설립한다. 모회사 내에서 투자조직 D2SF를 운영해 왔지만, 해외 투자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남선 전략투자 부문 대표가 네이버벤처스의 수장을 맡는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포시즌 호텔에서 열린 '네이버의 다음 장(章)을 향한 도전'이라는 네트워킹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네이버


이해진 의장은 “AI 시대에도 다양성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네이버뿐 아니라 더욱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역량 있는 스타트업과 인재들을 찾아 투자하고 지원하며 이를 네이버의 경험과 연결해 함께 성장하며 다양성이 공존하는 AI 시대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수연 대표도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으로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안정적으로 투자를 받고, 기술 개발 및 사업 운영을 해 나갈 수 있도록 네이버가 한국에 이어 북미에서도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호 투자 기업은 트웰브랩스…영상 이해 AI 시너지 가능성


네이버는 네이버벤처스의 1호 투자 기업으로 트웰브랩스를 택했다. 202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영상 이해 초거대 AI 개발 스타트업 트웰브랩스는 글로벌 무대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개척되지 않은 영상 이해 AI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국방부 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이었던 이재성 대표와 김성준 개발총괄, 이승준 CTO를 비롯해 이소영 마켓총괄, 정진우 이사가 공동 설립했다.

네이버는 기술 협력 가능성을 보고 트웰브랩스에 투자한 것으로 분석된다. 두 기업 모두 대한민국의 AI 주권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아울러 양사는 영상 분석 AI도 개발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영상 분석 서비스 ‘MAIU’를 개발 중이다. 트웰브랩스는 영상 분석 모델 ‘마렝고’와 영상 설명 생성 모델 ‘페가수스’를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동영상 시대의 시작을 알린 첫 피사체가 말(馬)인 것처럼, 영상 이해 시대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겠다는 뜻을 담아 AI 모델 이름도 말과 관련된 단어로 지었다.

트웰브랩스는 영상 AI 모델을 기반으로 스포츠,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방산 등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디즈니, 미국프로풋볼(NFL), 캐나다의 스포츠엔터테인먼트사인 메이플 리프 스포츠&엔터테인먼트(MLSE)가 대표 고객사다. 유럽의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사와 미국의 로봇 개발사도 고객사다.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WS)의 AI 플랫폼 '아마존 베드록'에 마렝고와 페가수스가 탑재됐다. 글로벌 1위 클라우드 기업인 아마존의 베드록을 통해 더욱 많은 이용자에게 확산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성(앞줄 가운데) 대표, 이승준(앞줄 오른쪽) CTO, 김성준(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 개발총괄이사, 이소영 마켓총괄(뒷줄 왼쪽에서 세 번째), 정진우 이사(앞줄 왼쪽) 등 트웰브랩스 임직원 모습. 연합뉴스


트웰브랩스의 성장 가능성이 커 재무적 수익도 기대된다.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트웰브랩스의 기술력에 주목하며 잇따라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투자받은 금액이 1억 700만 달러(약 1530억 원)에 이른다. 2023년 10월 엔비디아와 삼성전자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삼성넥스트와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은 130억여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6월에도 엔비디아의 자회사 엔벤쳐스와 뉴엔터프라이즈어소시에이트(NEA)가 약 5000만 달러 규모(약 700억 원)의 리드 투자자로 나섰다. 같은 해 12월에는 스노우플레이크와 데이터브릭스, SK텔레콤, 허브스팟벤처스, 인큐텔 등이 3000만 달러(약 43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며 새롭게 투자자로 합류했다. 시드 투자 때에는 세계적 AI 석학으로 꼽히는 페이페이 리 스탠퍼드 교수와 에이단 고메즈 코히어 CEO 등도 참여했다.

AI 기술 중심 투자 단행


네이버는 네이버벤처스 설립 전 하기 직전에도 북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AI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 D2SF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광고 기술 스타트업 렘브랜드에 대한 신규 투자를 단행했다. 2022년 설립된 렘브랜드는 3차원(3D) 공간을 인식하는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기존 영상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광고 상품을 녹이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 레노버, 펩시, 로레알 같은 대형 브랜드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네이버 D2SF는 AI 기반 3D 콘텐츠 제작 스타트업 클레이디스와 패션 특화 AI 스타트업 예스플리즈, AI 기반 건강 분석 기업 사운더블 헤슬, 대용량 데이터 파이프라인 개발 기업 클로아, 수면 및 호흡 질환 측정 기업 프라나큐, 마케팅 자동화 AI 스타트업 아드리엘 등 미국 소재 기업에도 투자를 진행했다. 아울러 사이버 보안 기업 티오리, 유전체 분석 스타트업 프리딕티브, 기업 데이터 분석・요약 SaaS 개발 스타트업 썸 테크놀로지스 등에도 투자했다.

카카오도 글로벌 투자 본격화…카카오벤처스 “고잉 글로벌” 선언


카카오도 해외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카카오그룹의 극초기 전문 벤처캐피탈 카카오벤처스는 지난해 김기준 대표의 취임 이후 해외 스타트업 발굴에도 힘쓰는 ‘고잉 글로벌’(Going Global)을 목표로 삼고 미국 투자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선행기술을 공격적으로 발굴하고 투자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카카오벤처스는 최근 미국 기반 인공위성 개발 자동화 스타트업 올리고스페이스와 다중 AI) 에이전트 시스템 개발 기업 자폰에 시드 단계 투자(창업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사진 제공=카카오


올리고스페이스는 AI 기반 우주 발사체 설계 자동화, 2D 판금 제조 기술을 통해 우주 발사체 개발의 난관인 설계·제조 문제를 극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나사(NASA) 제트추진연구소에서 탐사선, 발사체 및 인공위성, AI 기반 우주 시스템을 연구한 제이콥 로드리게스 대표가 이끌고 있다. 스페이스X, 구글, 미국 항공우주회사 노스롭그루먼 등에서 연구 경력을 쌓은 인재들도 합류했다.

올리고스페이스는 종이접기 방식으로 제조할 수 있는 설계도를 만들어 제품 완성 시간을 대폭 단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운반체 사양에 맞춰 임무 수행 장비를 조정하는 기존 방식보다 소요 시간은 3분의 1, 비용은 약 5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자폰은 다양한 AI 에이전트 구동 환경에 필수적인 고성능·고효율 인프라를 개발하고 있다. AI에이전트가 협업할수록 연산량과 시스템 복잡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자폰은 높은 성능과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다.

카카오벤처스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연구팀으로 구성된 반도체 기술기업 에프에스투, 미국 시카고 기반 메드테크 기업 컴파스, MIT와 하버드 연구팀이 주축이 된 로봇 수술 기업 마그넨도, AI 기반 투자 인텔리언스 플랫폼 링크알파, 로보틱스 스타트업 콘토로 등에도 투자했다. 김 대표는 “올해 기술과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낼 스타트업 발굴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창업가들이 견고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며, 투자 생태계 선순환을 이끄는 데 앞장서는 벤처캐피탈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도 미국 AI 디바이스 개발사 래빗, 일본 AI 기반 전문가 매칭 플랫폼 제히토모, 일본 퀵커머스 기업 오니고, 일본 AI 에이전트 개발사 에볼라니, 미국 숏폼 플랫폼 트릴러, 인도네시아 공유오피스 운영 기업 고워크, 인도네이사 캡슐 호텔 기업 보보박스, 인도네시아 커피 전문점 코피 크나낭 등 해외 소재 기업에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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