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빨간 내복부터 워크맨까지…선물로 꺼내보는 ‘그 시절’ 추억

■기획전 ‘누군가의 마음이 도착했습니다’

옛 구로공단 생산품 전시 및 재해석

선물을 주제로 세대간 소통 유도

21일까지 G밸리산업박물관서 열려

기획전에 비치된 1970~1980년대 유행했던 여성 스타킹 6종. 서울시 제공




“중학생 때였나, 스승의 날에 선생님께 스타킹을 선물한 기억이 있어요. 저희 때 스승의 날 선물은 당연히 스타킹이었죠.”

서울 구로구 G밸리산업단지에 근무 중인 김모(47) 씨는 지난달 G밸리산업박물관에서 열린 특별기획전 ‘누군가의 마음이 도착했습니다’를 찾았다. 그의 시선을 끈 건 스승의 날 선생님께 선물로 드렸던 스타킹이었다. X세대에게는 익숙한 선물이다.

G밸리산업박물관 특별기획전 '누군가의 마음이 도착했습니다' 현장. 이채은 기자


이번 전시회는 세대별로 주고받았던 선물들을 전시해 4050세대 방문객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4월 29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이어지는 이 전시는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세대 간 기억을 공유하고 일상의 대화를 유도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전시장에는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들이 가득하다. 어린이날 인기 선물이었던 바비인형, 첫 월급으로 부모에게 드리던 빨간 내복, 대학 합격 기념으로 받았던 워크맨, 학생들의 필수품이던 인형 필통까지.

구로공단, 전시의 배경이자 기억의 장소

기획전에 비치된 1980년대 ‘워크맨’. 이채은 기자


G밸리산업박물관이 위치한 구로구는 한국 산업화 시대의 대표적 생산 기지였던 구로공단(현 G밸리)이 자리한 곳이다. 이곳은 1970~80년대 수출 중심 경공업이 집중된 지역으로 우리 경제 성장의 한 축을 담당했다. G밸리산업박물관은 이 지역의 산업화 역사와 생활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설립된 공공 박물관이다.

이번 기획전은 과거 구로공단 입주 기업들의 제품으로 마련됐다. 금성 무선호출기, 백양 메리야스, 대우 흑백텔레비전 등 G밸리산업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추억의 물건으로 전시를 꾸렸다. 박물관의 지역적 특성을 통해 과거 산업 제품과 일상 소비품을 ‘선물’이라는 키워드로 재해석했다.



전시 현장의 기획전 소개글. 이채은 기자


현수경 전시 기획자는 “이번 전시는 단순히 선물과 과거의 유물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담긴 삶의 풍경을 함께 조명하려 했다”며 “특히 G밸리라는 공간이 지닌 산업화의 기억과 일상의 물건들이 맞물리면서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세대 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이 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현장 전시품은 박물관이 보유한 소장품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G밸리산업박물관은 G밸리를 중심으로 한 산업 역사, 산업화의 경험이 담긴 다양한 제품 및 생산기기류를 구입과 기증을 통해 보관하고 있다. 현 기획자는 “이번 전시에서는 G밸리산업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물건과 박물관 직원들의 개인 소장품을 그대로 활용했다"고 설명해다.

관람객이 전시 한켠 참여 부스에 마련된 질문지에 쓴 응답. 이채은 기자


이번 전시는 아날로그 시대의 선물 문화와 디지털 시대의 변화를 함께 조망한다. 포장지에 손글씨를 적고 직접 건네던 선물에서 모바일 쿠폰이나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한 전달 방식으로 바뀌면서 물리적인 접촉과 감정 표현 방식도 달라졌다는 점을 관람객에게 상기시킨다.

현 기획자는 대학 시절 교생 실습 당시의 경험을 소개했다. “실습 마지막 날 학생들이 일제히 카카오톡으로 스타벅스 쿠폰을 보내줬어요. 감사한 마음은 느껴졌지만 예전과는 확실히 다른 방식이었죠. 선물 자체보다 전달 방법이 더 간편하고 효율적이 되었음을 실감했습니다.”

정붓샘 G밸리산업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산업의 변화와 함께 우리 사회의 선물 문화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여주는 자리”라며 “가족 단위로 많은 시민이 오셔서 저마다의 추억을 되새겨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획전 ‘누군가의 마음이 도착했습니다’는 21일까지 진행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