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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매드맨 전술' 핵협상 압박…벙커버스터 투입도 저울질

■ 확전 기로에 선 '이-이 충돌'

결렬땐 핵시설 직접 타격도 고려

벙커버스터 투입도 저울질

G7 정상 "이란, 테러 주된 원인"

이란의회는 NPT 탈퇴법안 추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캐나다 캘거리 국제공항에서 에어포스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 충돌 사태에 미군 개입을 저울질하면서 중동전으로 확전할지 중대 기로에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이 당장은 외교적 노력을 통한 이란 핵 합의 타결을 추구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이란 핵시설을 직접 타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특유의 ‘매드맨 전술’을 이란과의 핵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이란 의회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추진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16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이란 사태를 두고 중동과 서방은 숨 가쁜 하루를 보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이스라엘과의 상호 공격 중단과 핵 협상 재개를 원한다는 신호를 제3국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에 다급하게 보냈다고 보도했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제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 ABC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이 하메네이를 암살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이는 갈등을 심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테헤란에 소개령을 선포하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중간에 급거 귀국하면서 중동을 둘러싼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솟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15~17일 사흘 일정으로 G7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16일 귀국길에 올랐고, 백악관에 복귀하는 대로 상황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할 수 있게 준비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신의 귀국 목적을 휴전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틀렸다!”면서 “휴전과는 관계가 없다. 그것보다 훨씬 큰 것(Much bigger than that)이 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귀국길에 오르기 전 G7 정상들은 이란에 ‘긴장완화’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G7 정상들은 이날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정상회의를 한 뒤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이스라엘에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단언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에 채택된 공동성명이 이란을 “역내 불안정과 테러의 주된 근원”이라고 규정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공동성명문에 서명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일단은 군사 개입보다는 외교적 노력을 통한 이란 핵 합의를 모색할 것이라는 견해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평화협정을 추진하기 위해 이 지역(중동)에서 방어적인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평화협정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귀국길에 올라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에 핵무기 완전 포기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나 J D 밴스 부통령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이번 주 중 핵 협상을 위한 논의에 나선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다만 이란도 순순히 끌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란 의회가 NPT 탈퇴 추진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17일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대규모로 동원해 이스라엘을 추가 공습했다고 밝혀 군사적 긴장 수위는 더욱 높아지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빈손으로 끝난다면 미군이 직접적인 공격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미군이 이란 중북부에 있는 포르도 우라늄 농축 시설을 타격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르도 시설에는 60% 농도의 우라늄 수백 킬로그램(㎏)이 보관돼 있다. 대규모 원심 분리기 시설을 갖췄고 3주 만에 핵탄두 9기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곳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앞서 이란 핵 개발의 ‘심장’으로 불리는 나탄즈와 이스파한 등 지상 핵 시설을 손상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산악지대 지하 깊숙한 곳에 있는 포르도는 이스라엘 전력만으로는 공격이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미군이 보유한 초대형 벙커버스터인 GBU-57 투입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이 벙커버스터는 무게가 13.6톤에 달해 미군이 운용하는 B-2 스텔스 폭격기 외에는 투하가 불가능하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에서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져 실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주이스라엘 중국 대사관은 이날 현지 자국민에게 “가능한 빨리 육로를 통해 이스라엘을 떠나라”고 촉구했으며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위치한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도 17일부터 문을 닫고 직원들에게 자택 등에 대피할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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