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한 사람이라면 지금쯤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서울 아파트값이 10년 새 2.5배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조용히 몸값을 키운 영등포는 마포보다 더 많이 올라 ‘재테크 유망지’로 부상하고 있다.
1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서울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4510만 원으로, 2015년(1785만 원)보다 약 2.53배 상승했다. 전용 84㎡ 기준으로는 약 9억 2000만 원 넘게 오른 셈이다.
가장 많이 뛴 곳은 성동구였다. 3.3㎡당 매매가는 1760만 원에서 4998만 원으로 2.84배 상승했다. 이어 서초(2.69배), 용산(2.69배), 송파(2.66배), 강남(2.66배), 강동(2.64배) 순이었다. 이른바 ‘강남 4구’와 ‘마용성’ 주요 지역들이 여전히 상승세를 이끌었다.
눈에 띄는 지역은 영등포다. 2015년 1636만 원이던 3.3㎡당 평균 매매가격이 4309만 원으로 2.63배 올랐다. 마포(2.5배)를 뛰어넘은 수치로 서울 평균 상승률도 상회한다. 과거 서울 서남권 중심지로 활약했으나 개발은 정체돼 있었던 영등포가 정비사업 본격화와 교통망 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늦깎이 상승을 이룬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 하반기 신규 분양 단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영등포권역에 공급되는 물량이 많다. 대우건설·두산건설 컨소시엄은 이달 말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를 분양한다. 영등포 1-13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공급되는 이 단지는 총 659가구 중 175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5호선 영등포시장역 도보권으로 여의도·광화문 접근이 용이하고, 신안산선·GTX-B 등 교통 호재도 예정돼 있다.
이외에도 포스코이앤씨는 신길5동에서 약 2000가구 규모의 지역주택조합 단지를 10월 분양할 예정이고, 현대건설은 동작구 사당동에 ‘힐스테이트 이수역 센트럴’(927가구)을 9월 선보인다. 서초구 잠원동에서는 ‘신반포21차 재건축’ 단지(251가구)도 10월 분양이 예정돼 있다.
다만 부동산 시장은 특성상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한데 뒤엉켜있다. 섣부른 기대보다는 입지·공급 시기·청약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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