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직관적 은유와 상징 촘촘한 가장 지적인 좀비물의 탄생[리뷰]

■[리뷰 : 영화 '28년 후']

'28일 후' 이후 23년 만에 대니 보일 감독 연출로 기대감↑

좀비 등 통해 브렉시트·인간성 상실 등 철학점 담론 제시 탁월

비만 좀비·기아 좀비 대조 이룬 비주얼의 충격 등 스릴·공포 넘쳐

"무시무시한 영화됐으면…아포칼립스 상황서 인간성 보존 고민하길"

영화 '28년 후'의 스틸컷. 사진 제공=소니 픽쳐스




2002년 개봉한 ‘28일 후’는 기존 좀비물과 다른 좀비로 화제가 됐고 이 작품의 인기는 2007년 2편인 ‘28주 후’로 이어졌다. 2편 이후 약 20년 만에 돌아온 ‘28년 후'는 1편의 대니 보일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으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19일 개봉한 ‘28년 후’는 ‘28일 후’로 새로운 좀비의 탄생과 세계관을 알렸던 보일 감독의 연출력이 유감 없이 발휘됐다. 특히 이번 시리즈는 직관적 은유와 상징이 촘촘한 서사와 의미를 만들어내 가장 지적인 좀비물로 평가된다. 좀비를 통해 2020년 브렉시트(BREXIT)한 이후 EU에서 고립된 영국의 상황을 은유하고 인간성을 상실한 존재들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면서 경제, 정치, 철학적 담론을 좀비물로 표현한 보일 감독의 연출력이 탁월하게 발휘됐기 때문이다. 또 인간과 좀비(감염된 자)가 태초의 자연을 연상하게 하는 ‘홀리 아일랜드’에서 살기 위해 서로를 겨누면서 사투를 벌이는 장면은 기존 좀비물이 아닌 고전 소설을 연상하게 하는 묘한 감각을 선사해 신선하기까지 하다.

영화 '28년 후'의 스틸컷. 사진 제공=소니 픽쳐스


영화는 28년 전 생물학 무기 연구소에서 세상을 재앙으로 몰아 넣은 바이러스가 유출된 후, 일부 생존자들이 외부와 철저히 격리된 채 살아가는 ‘홀리 아일랜드’가 배경이다. 이곳에서 태어난 소년 스파이크는 아버지에게 활을 배우며 좀비들 사살하면서 생존법을 배운다. 스파이크에게 “바람을 계산하라”며 활을 쏘는 방법을 가르치는 아버지에게 의존하지만 아버지의 불륜을 목격하고 어머니와 함께 집을 떠난다. 아버지가 없다고 했던 의사(랄프 파인즈 분)가 홀리 아일랜드 어디인가에 살아 있다고 믿고 엄마의 병을 고쳐주기 위해서다.

의사를 찾아나서는 여정과 이후 벌어지는 충격적인 전개와 영화 내내 등장하는 좀비의 충격적인 형상과 행동은 좀비물 특유의 공포감을 극대화한다. 특히 ‘비만 좀비’와 ‘기아 좀비’의 대조를 통해 보여지는 비주얼의 충격, 이들이 뒤섞여 지렁이를 비롯해 닥치는 대로 먹이를 허겁지겁 먹는 모습 등은 그동안 본 적 없는 좀비의 형상과 행동으로 인간성을 상실한 존재의 원초적 모습을 은유해 관객을 스릴 넘치는 공포로 몰아 넣는다.



영화 '28년 후'를 연출한 대니 보일 감독. 사진 제공=소니 픽쳐스


실제로 최근 국내 언론과 화상 간담회에서 보일 감독은 이 영화가 정말 무시무시한 영화로 관객들에게 기억되기를 바라면서 연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마음을 울리는 부분이 있다"며 "그것들을 통해서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여러분이 인간성이 무엇인지 인간성을 지속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영화에 나오는 극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인간성을 어떻게 지켜 나갈 것인지, 이 섬 하나가 전세계에서 고립되고 정말 살아남을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폐허, 아포칼립스를 맞이 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인간성을 보존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며 “영화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집단경험을 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화 '28년 후'의 스틸컷. 사진 제공=소니 픽쳐스


영화 '28년 후'의 스틸컷. 사진 제공=소니 픽쳐스


고립된 섬 홀리 아일랜드를 비롯해 이곳에서 벌어지는 서사 등은 역설적이게도 연결을 은유한다는 게 보일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한마디로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며 “착한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모두 다 같은 운명, 그러니까 영화 속 대사 ‘우리가 죽는 다는 것을 기억하라’처럼 우리는 모두 죽을 수 밖에 없는 같은 운명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어떻게 보면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전 세계와 연결되는데 또 우리는 휴대폰 때문에 바로 옆에 있는 사람과 직접 마주하지 않고 우리를 분리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특히 그는 “이런 부분이 이번 영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고 영화를 통해 여러분이 한 번쯤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