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시장은 이제 ‘성과 중심’ 시대로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투자자의 생애 주기와 성향을 반영해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설계할 수 있는 로보어드바이저(RA)는 퇴직연금의 본질적 가치를 실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입니다.”
이상근 콴텍 대표는 1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간 은행 중심으로 운영되던 퇴직연금은 실질적인 수익률 개선 노력이 부족했다”면서 “퇴직연금이 장기 자산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원금 보존형보다 더 적극적이고 개인화된 운용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로 설립 9년 차를 맞은 콴텍은 기존의 RA 개념에서 한 단계 진화해 인공지능(AI) 기반 웰스매니지먼트(WM·자산관리 전반) 영역까지 아우르는 ‘AI 어드바이저’ 기업을 지향한다. 이달에는 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금융기관 6곳과 RA 개인형퇴직연금(IRP) 일임 서비스를 출시한다. AI를 통해 가입자의 생애 주기와 투자 성향에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자동 설계·운용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 대표는 “모두가 똑같은 포트폴리오를 쓰던 시대는 끝났다”며 “투자자마다 위험 수용도, 생애 주기, 자산 수준이 모두 다른 만큼 콴텍은 이를 AI 기술로 정교하게 반영하고 리밸런싱까지 자동화한다”고 설명했다.
콴텍의 기술력은 이미 금융 당국이 운영하는 공식 테스트에서 입증됐다. 콴텍은 금융위원회가 주관하는 코스콤 RA 테스트베드에서 연 환산 수익률 1위와 6개월·3개월 기준 운용 수익률 1위 등을 기록하며 성능과 신뢰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상용화가 가능한 알고리즘(103개)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시장에 진입하는 게 목적이던 기존 RA와 달리 콴텍은 성과로 차별화하겠다는 철학이 있다”며 “기존 금융기관과의 협업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되면 RA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그동안 은행들은 예금 상품만으로 고객을 붙잡아왔지만 기금형 연금이 도입되면 운용 성과와 책임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증권사, 운용사 그리고 기술 기반 전문 기업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퇴직연금은 결국 ‘개인화’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며 “콴텍은 50개가 넘는 전략을 갖고 있는 만큼 고객들에게 세밀한 형태의 개인화 전략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금융의 흐름은 결국 운영을 중심으로 하는 플랫폼 기업이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향후 3년 내 퇴직연금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래에셋증권과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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