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올 하반기부터 남산 뷰 카페, 한옥, 한강 루프탑 등 야외에서 ‘스몰 웨딩’을 올릴 수 있도록 민간 기업과 협력해 대관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스드메(스튜디오촬영·드레스·메이크업)’ 비용도 일부분 지원해 보다 합리적인 결혼식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시는 1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더 아름다운 결혼식 확대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천정부지로 예식장 비용이 치솟고 있는 데다 웨딩업체들이 지나치게 상업성을 추구해 결혼을 포기하는 이른바 ‘결포자’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행복한 부부의 탄생을 응원하고, 평생 기억에 남는 특별한 웨딩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2023년 4월부터 북서울꿈의숲, 시립대자작마루 등 25개 공공예식장을 운영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혼인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예식장 대관료, 식대, 스드메 비용 등이 급증하고 있어 부담을 줄여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서울 공공예식장은 무료대관이 원칙이다. 식대도 다른 민간 웨딩홀의 3분의 1 수준인 3만5000원~5만 원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일부 웨딩홀은 몇 달 치 예약이 모두 끝났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23년 29건에 불과하던 공공예식장 이용객은 올해 이미 218쌍이 예약을 끝냈다.
서울시는 트렌디한 예식장을 보다 확충해 젊은 예비부부들의 선택폭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올 하반기부터 한옥뷰 웨딩홀을 비롯해 한강버스 선착장, 전통혼례웨딩홀 등 실내외 공공예식장을 40곳 추가해 65개까지 늘리기로 했다.
민간업체와 협력을 통해 인센티브도 강화한다. 내년 1월부터는 스드메 비용을 50만~100만 원을 지원해 주고 100만 원 수준의 생활 및 육아용품, 커플 당 100만 원 이내의 무료 건강검진 비용까지 제공하기로 했다.
특히 서울시는 운영 중인 공공시설을 대상으로 시민들에게 5개 내외의 장소를 추천받아 리모델링을 거쳐 공공 예식장으로 운영한다. 이외에도 원하는 공공시설이 있다면 신청을 받아 시가 관련 부서 협의 후 사용승인을 해 줄 방침이다.
김선순 시 여성가족실장은 “서울에 직장이 있거나 학교에 재학 중인 사람, 지방에 거주하더라도 부모님이 서울에 살거나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도 신청이 가능하다”며 “꽃 장식이나 촬영 등 무조건 싸게 하기는 어렵겠지만 결혼식 비용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대관료가 공공예식장의 경우 실내는 반 값, 실외는 최대 4분의 1가격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두 딸을 모두 성당에서 축의금을 받지 않는 ‘스몰 웨딩’으로 결혼시키는 등 검소하고 실속있는 결혼식 문화를 실천했다”며 “지나치게 호화롭게 흘러가는 결혼 문화를 피하고, 많은 예식장이 스몰 웨딩으로 잘 활용될 수 있도록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꿔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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