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세계 석유 소비량의 25%가 지나는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경고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정권 교체도 가능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정권 교체를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핵 협상에 나서라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정권 교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게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지만, 만약 현 이란 정권이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왜 정권 교체가 없겠느냐”고 적었다. 앞서 J D 밴스 부통령이 인터뷰를 통해 “이란과의 전쟁이나 정권 교체를 원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전쟁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몇 시간 만에 정권 교체까지 언급한 것이다. 폴리티코는 “(트럼프의 글은) 이란 정부의 전복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 분명히 퍼져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23일 X(옛 트위터)에 “시오니스트 적(통상 이란이 이스라엘을 지칭할 때 쓰는 용어)이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고 엄청난 범죄를 자행했다”면서 “응징당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이후 나온 하메네이의 첫 반응으로,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이런 가운데 23일 이스라엘이 포르도 핵시설을 공격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의결하며 최종 결정을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로 넘기면서 국제유가는 들썩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3일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5.7% 급등한 배럴당 81.40달러에 거래를 시작한 후 상승 폭을 줄여 78.11달러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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