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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불안이 기회"…돌아온 개미, 1.5조 순매수로 3000선 방어

방산·정유·해운株 일제히 상승

개인 순매수 약 두달 만에 최대

지정학적 위기마다 조정 후 반등

'유가 130弗' 최악땐 변동성 커져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격에 따른 단기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는 증권사들의 진단이 나온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1조 5041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코스피지수 3000 방어에 성공했다. 호르무즈해협 장기 봉쇄와 국제유가 급등 등 최악의 시나리오만 아니라면 달러 약세, 증시 활성화 정책 등으로 국내 주식 반등 폭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37포인트(0.24%) 내린 3014.47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6.74포인트(0.85%) 하락한 784.79로 마감했다. 장 초반 2971.36(-1.67%)까지 밀렸던 코스피지수는 개인이 1조 3845억 원을 순매수한 끝에 낙폭을 크게 줄였다. 개인 순매수 규모는 올해 4월 7일(1조 8392억 원) 이후 약 두 달 만에 최대다.

이날 정규장이 열리기 전 금융위원회가 증시 상황 긴급회의를 열 정도로 시장에는 긴장감이 돌았으나 개인 순매수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증시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투자자 예탁금이 65조 원대로 3년 만에 최대 수준인 데다 신용거래 융자 역시 20조 원에 육박하는 만큼 동학개미들이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유가증권시장에서 3645억 원, 9601억 원을 순매도했다.



국내 증시 충격을 줄인 것은 지정학적 갈등에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방산·정유·해운 등이다. 풍산(7.51%)에 이어 SK가스(5.74%), HMM(2.39%), S-Oil(1.79%) 등이 시장을 방어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기대감에 카카오페이가 15.58% 오르고 휴머노이드 협업 소식에 로보티즈가 상한가(30.00%)를 달성하는 등 순환매도 나타났다. 다만 미국이 중국 공장에 대한 장비 반입을 제한한다는 소식에 삼성전자가 2.52% 하락하는 등 반도체주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최근 증시 상승세가 견고하다 보니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인한 중동 리스크를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는 목소리도 커졌다. 삼성증권은 이번 사태가 지상 전면전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호르무즈해협 봉쇄도 쉽지 않은 만큼 단기 이슈에 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 지정학적 이슈 때마다 증시가 단기 하락하더라도 바로 회복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코스피지수는 당일 2.60% 하락했다가 한 달이 지났을 땐 3.15% 올라 있었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포성이 울리면 사라’는 시장 격언을 다시 생각해볼 때”라며 “특히 조선·방산·원전 등은 장기 이익 성장과 함께 글로벌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만큼 이번 조정을 활용해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도 중동 리스크나 관세 유예 종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등 악재로 단기 조정이 발생하면 대기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달러화 약세 등 거시경제 환경, 장기 배당성향 확대 같은 주요 정책 기대감, 영업이익 증가율 등을 비춰볼 때 증시 반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상법 개정, 인공지능(AI) 투자, 벤처 투자 등 정부 정책이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코스피는 주요 이벤트를 소화한 뒤 내년 상반기까지 3600으로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중동 사태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되면서 호르무즈해협 봉쇄 장기화,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이어지면 국내 증시 충격을 피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자칫 물가 불안이 확산하면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지면서 위험 선호 심리를 꺾어 증시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JP모건 등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브렌트유가 최대 배럴당 13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한 상태다. 다음 달 8일로 끝나는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기간도 주요 변수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비우호적인 소식에 비트코인 등 자산 가격 조정이 진행 중인 만큼 지정학적 리스크를 섣부르게 예측하는 건 좋지 않다”며 “미국 관세 협상도 잘 마무리되지 않으면 또 다른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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