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핵심 개발사 네오플 노동조합이 국내 게임업계 사상 최초로 3일간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
25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넥슨지회 네오플분회는 전날 서울지사에서 집중 결의대회를 열고 27일까지 3일간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네오플 서울지사 임직원들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및 ‘퍼스트 버서커: 카잔’ 개발을 맡는다.
조정우 네오플 노조 분회장은 전날 서울지사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이 자리는 단순한 파업 결의가 아니라, 게임업계 노동운동의 역사에서 성과를 내도 인정받지 못하는 구조를 바꾸기 위한 중대한 선언”이라고 말했다. 이번 집회에는 네오플 노조뿐만 아니라 넥슨·넷마블(251270)·스마일게이트·엔씨소프트(036570)·웹젠(069080) 등 민주노총 화섬노조 산하 게임·IT 업계 노조 관계자 등 300명가량이 참석했다.
제주 본사 노조도 이날부터 28일까지 파업할 예정이다. 네오플 제주 본사 임직원들은 ‘던전앤파이터’ PC 버전 및 차기작 ‘프로젝트 오버킬’, 액션 게임 ‘사이퍼즈’ 등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네오플 노조는 앞서 사측이 신작 출시 성과에 따라 지급해온 신규개발 성과급(GI)을 임의로 축소했다며 반발해왔다. 지난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중국 성과에 힘입어 역대 최고 매출액인 1조 3783억 원을 달성했지만 신작 출시 후 2년간 순이익에 비례해 지급해온 GI는 기존 지급액의 3분의 2만 지급했다는 이유에서다. 노조는 네오플 사측에 전년도 영업이익 9824억 원의 4%에 해당하는 약 393억 원을 직원들에게 수익배분금(PS)으로 분배할 것을 요구해왔다.
네오플은 이같은 주장을 반박했다. 네오플은 “구성원들이 창출한 성과에 대한 보상을 지급해왔다”며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출시가 지연돼 성과급 지급 기간이 늘어나며 지급률이 변경됐다. 내년 6월까지 총 4차례에 걸쳐 GI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네오플은 “올해 경영진을 제외한 전체 구성원들에게 지급한 성과급의 총액은 지난해 네오플 총 영업이익의 15%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임금단체교섭 과정에서 기존 보상 체계에 더해 추가로 1인당 최대 3300만 원의 보상을 지급하는 '스팟 보너스'를 제안했으나 노조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고강도 노동에 항의하기 위해서 파업에 돌입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네오플은 그룹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야근과 초과근로가 지속돼왔다”며 “특히 아트 및 미디어 직군은 이용자들로부터의 높은 기대와 성과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업무로 극심한 피로도가 누적돼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네오플은 “2019년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포괄임금을 폐지했고 구성원들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선택적근로시간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오플은 “업무상 발생하는 초과근로에 대해서는 1분 단위로 계산해 법정 가산수당을 지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오플은 “노사 갈등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노조와 원만한 합의를 위해 앞으로도 성실히 대화에 임할 예정이다. 회사와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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