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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값이 왜이래" 트럼프 관세에 美 장난감값 역대 최대폭 인상

美 장난감 4개중 3개 중국산 의존도高

5월 가격 2.2% 급등…전체물가 22배

연말 선물 고가품 기피→싼 제품 준비

미국의 한 장난감 가게에 바비 인형이 진열돼 있다./EPA연합뉴스




미국 내 장난감 가격이 사상 최대폭으로 뛰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도입한 데 따른 영향으로 전체 품목의 75% 이상이 중국에서 들어오는 장난감 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5월 통계를 인용해 지난달 장난감, 게임, 놀이기구 가격이 전월보다 2.2% 상승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역대 최대 상승폭으로, 같은 기간 전체 물가상승률(0.1%)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이 같은 폭등은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고율 관세 때문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단행된 관세 정책으로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은 올해 최대 145%까지 치솟았으며, 현재는 30%를 유지하고 있다. 8월 초 종료 예정인 90일 유예 기간이 끝나면 관세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문제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장난감 4개 중 3개 이상이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장난감 업계 관계자들은 가격 인상이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LOL 서프라이즈, 리틀 타익스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MGA 엔터테인먼트의 아이작 라리안 최고경영자(CEO)는 “가격이 오른 것은 분명하지만 인플레이션은 이제 시작”이라며 “도미노 효과로 가격은 더 오르고 빈 진열대와 혁신 부족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뉴햄프셔주의 봉제 인형 업체 더글라스는 올해 들어 5%가량 가격을 올렸다. 더글라스는 매달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최대 30개의 컨테이너 분량의 장난감을 수입하는데, 컨테이너당 1만~14만5000달러의 관세가 부과된다. 회사 대표 스콧 클라크는 “일부 비용은 우리가 떠안았지만, 결국 소매상과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이건 결국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 대한 세금”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장난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가정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 4월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아이들이 30개 인형 대신 2개 인형을 갖게 될 수도 있고, 그 2개 인형이 평소보다 몇 달러 더 비쌀 수도 있다”며 “30개 인형이 필요하지 않다. 3개면 충분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1기 집권 시절 장난감 업계에 25% 중국 관세 면제 혜택을 줬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어떤 예외도 두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연말 성수기 계획도 대폭 수정 중이다. 많은 업체들이 보드게임이나 인형 같은 클래식 제품과 저가 게임, 만들기 용품에 집중하고, 대형 인형의 집이나 블록 세트 같은 고가 제품은 피하고 있다. 버지니아에서 토이 매장을 운영하는 에이미 러더퍼드는 “사람들이 75달러짜리 장난감 대신 30달러짜리 제품을 찾는다”며 “올해는 베스트셀러 중심으로만 재고를 채우고 신제품 도입은 자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람들이 이미 저가 제품으로 이동하고 있고,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해 온 미국 장난감 산업은 이번 관세 정책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바비인형’으로 유명한 마텔(Mattel)은 지난달 경제 변동성과 무역 정책 변화를 이유로 올해 재무 전망을 철회했다. 또 다른 장난감 대기업 해즈브로(Hasbro)는 이달 직원의 3%를 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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