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출생아 수가 2만 명을 넘기며 34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혼인 건수 역시 3년 연속 증가하며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저출산·인구감소 흐름에 의미 있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5년 4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4월 출생아 수는 총 2만 717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1만 9059명)보다 8.7% 늘었다. 이는 1991년 4월(8.7%) 이후 34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4월 기준 출생아 수가 2만 명을 웃돈 것은 2022년 4월(2만 1164명) 이후 3년 만이다. 월별 출생아 수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10개월 연속 전년 동월보다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올 4월 합계출산율도 0.79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06명 증가했다. 합계출산율은 한 여자가 가임 기간(15~49세)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한다. 2023년 0.72명까지 추락했던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5명으로 9년 만에 반등했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런 긍정적 흐름이 지속된다면 올해 합계출산율은 0.79명을 넘어 0.80명을 달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넉 달 전 전망했던 올해 합계출산율 0.79명을 0.80명으로 사실상 상향 조정했다.
출산의 선행지표 격인 혼인 건수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올 4월 혼인 건수는 1만 8921건으로 전년보다 4.9% 증가했다. 이는 2019년 4월(2만 26건)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직전 2개월간 10% 이상의 상승률은 다소 꺾였지만 지난해 4월(24.6%) 큰 폭으로 늘어난 기저 효과를 감안하면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혼인은 코로나19 때 크게 감소했다가 2023년 이후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 부위원장은 “혼인 건수가 13개월 연속 늘고 올 들어 월간 1만 9000건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등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혼인은 보통 2년가량 시차를 두고 출산으로 이어지는 만큼 중요한 훈풍”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수 있도록 관리할 새 정부의 인구정책 컨트롤타워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윤석열 정부 때 추진했던 부총리급 인구전략기획부 설립 작업에 제동이 걸리자 보건복지부는 최근 국정기획위원회에 ‘인구전략혁신본부(가칭)’를 만들어달라고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부위원장은 “2030년 합계출산율 1명대 진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매년 5% 수준으로 출생아 수가 더 늘어야 하기 때문에 저출산 반전 대책을 더 강도 높게, 더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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