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신형 양자컴퓨터 칩을 발표한 지 반년 만에 성능을 다시 한번 크게 높일 수 있는 신기술을 선보였다. 양자컴퓨터 핵심 성능이 된 오류 제어 효율을 두고 중국도 비슷한 기술을 공개하며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과열되는 양상이다.
2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구글 연구진은 새로운 양자 오류 정정 기술 ‘컬러(색상) 코드’에 대한 연구성과를 지난달 말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가까운 미래에 초전도 양자칩에서 내결함성 양자컴퓨터를 구현하는 데 유망한 연구 방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양자컴퓨터 계산 오류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양자칩 ‘윌로’를 발표한 지 약 반년 만에 관련 성능을 고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오류 정정은 양자컴퓨터의 계산 오류를 보정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다. 양자컴퓨터는 작은 입자가 0과 1의 디지털 정보를 동시에 가지는 상태인 ‘큐비트’를 이용해 빠르게 병렬 연산할 수 있다. 큐비트는 다만 외부 영향을 받으면 정보가 쉽게 왜곡된다는 단점이 있다. 큐비트 수가 많아질수록 하나하나를 제어하기 힘들어 왜곡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결국 양자컴퓨터 계산 오류율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1000큐비트 이상 고성능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려면 오류 정정 기술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논리적 큐비트’라는 오류 정정 기술이 주로 쓰이고 있다. 여러 큐비트들에게 같은 계산을 맡긴 후 그 결과값들을 서로 대조해 오류를 걸러내고 하나의 정확한 결과값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실제 계산에 동원되는 큐비트는 여럿이지만 이들이 모여 정확도가 높은 가상 큐비트인 논리적 큐비트 1개로 작동하는 셈이다. 앞서 공개된 구글 윌로는 하나의 논리적 큐비트를 만드는 실제 큐비트(물리적 큐비트)들을 정사각형 격자 배열로 묶어 오류 정정을 더 효율화는 ‘서피스(표면) 코드’ 기술을 탑재해 업계 주목을 받았다.
컬러 코드는 실제 큐비트들을 정사각형 대신 정삼각형 배열로 더 촘촘하게 묶어 이 효율을 한층 더 높였다. 정사각형을 정삼각형으로 바꾸면 전체 면적을 더 좁힐 수 있고 결과적으로 논리적 큐비트를 만드는 데 필요한 물리적 큐비트 수를 더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컬러 코드가 같은 큐비트 자원을 가지고도 한번에 더 많은 계산을 할 수 있고 결국 양자컴퓨터 성능을 높이는 데도 더 유리하다는 의미다.
일례로 양자컴퓨터 기본 연산인 ‘아다마르 게이트’를 수행하는 데 컬러 코드는 20나노초(10억 분의 1초)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서피스 코드보다 1000배 빠른 수준이라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컬러 코드가 서피스 코드보다 알고리즘이 더 복잡하다는 문제가 있지만 구글은 인공지능(AI) 자회사 딥마인드 기술 ‘알파큐비트’로 이를 해결했다.
중국도 지난해 말 윌로와 동급 양자칩 ‘주총즈 3.0’을 선보인 데 이어 현지 기업 퀀텀시텍이 최근 1000큐비트 양자컴퓨터를 지원하는 양자 제어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가 보도했다. 올해 들어 마이크로소프트(MS)는 ‘마요라나1’, 아마존웹서비스(AWS)도 ‘오셀롯’을 공개하며 글로벌 양자칩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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