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와 경영계가 원하는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 차이가 12년 만에 가장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계가 대폭 인상 기조를 접은 결과다. 임금 수준 차이만 본다면, 예년 보다 노사 합의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7차 전원회의를 열고 노사가 제시한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요구안 심의에 돌입했다. 노동계는 최초요구안으로 올해 보다 14.7% 오른 1만1500원을, 경영계는 올해와 같은 1만30원을 제안했다. 수준 심의는 수정요구안을 계속 내는 방식으로 양측의 차이를 좁히는 방식이다.
노사 최초 요구안의 차이인 1470원은 역대 최저임금 심의를 보면 큰 차이로 보기 어렵다. 2014년도 최저임금 심의 때 제출된 1050원 이후 12년 만에 가장 낮다. 평균적으로 노사 요구안 차이는 2000원선을 훌쩍 넘는다. 차이가 적은 이유는 노동계가 올해연도 인상안 27.8%의 절반 수준인 14.7%을 제안해서다.
다만 노사는 최저임금 수준을 양보할 수 없다는 팽팽한 입장이다. 노동계는 내수 경기 침체와 근로자 가구 생계비, 최근 2년 최저임금 저율 인상을 14.7% 인상안 근거로 제시했다. 경영계는 영세 중소기업의 약화된 지불 능력, 높은 최저임금 수준, 낮은 최저임금 소득 분배 효과로 맞섰다.
노사가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합의할지 여부는 이날 최저임금위원회에 제출될 1차 수정안으로 가늠될 전망이다. 최저임금은 요구안을 계속 양보하는 방식으로 정한다. 올해연도 최저임금 심의 과정을 보면 노동계는 처음 1만2600원을 제시했다가 1만120원까지 낮췄다. 9860원을 제안했던 경영계도 1만30원까지 양보했다. 만일 내년도 최저임금이 노사 합의로 정해진다면 최저임금제도 도입 이래 8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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