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한성존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를 선출했다. 그는 대표적 강경파로 분류되던 박단 전 대전협 비대위원장을 비판했던 인물로, 앞으로 의정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될지 관심사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협은 전날 저녁 온라인으로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어 한 대표를 새 비대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대전협은 28일 오프라인으로 대의원총회를 열어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결정한 사안들을 추인할 예정이다.
박 전 위원장은 앞서 24일 내부 입장문을 통해 “모든 직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당시 한 대표 등 전공의 대표 3인의 인터뷰에 대해 “일 년 반을 함께 고생했던 동료이자 친구라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나 보다”고 말하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박 전 위원장에 대해 소통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새로 결성되는 대전협 비대위의 행보를 섣불리 예상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박 전 위원장으로 대표되는 강경파가 물러난 만큼 의정갈등 국면 전환은 예상할 수 있다. 한 대표는 앞서 “현실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실리적 협상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박 전 위원장의 사퇴 후 세브란스병원·서울대병원·고려대의료원 전공의 대표와 함께 임시 대의원총회를 소집했다. 그는 소집을 알리는 글에서 “지금의 상태가 지속될수록 피해를 입은 전공의들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학생들의 와해로 인한 협상력 상실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지금이 더 이상의 파행을 막고 대한민국의 무너진 의료를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적기”라고 강조했다.
특히 9월로 예정된 하반기 전공의 모집 작업이 시작될 7월 말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새 비대위는 정부와의 대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임시대의원총회를 소집했던 병원 4곳의 전공의 대표는 대정부 요구를 윤석열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료개혁 실행방안 재검토, 보건의료 거버넌스의 의사 비율 확대 및 제도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수련 연속성 보장 등으로 압축한 바 있다. 여기에 최근 일부 전공의들이 주장한 전문의 시험 추가 시행, 입대한 사직 전공의의 정원 보장 등 복귀 조건들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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