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마케팅부문 사장은 기획재정부에서 ‘에이스’로 인정받은 관료 출신으로 두산그룹에서 실무 경험까지 쌓아 이론과 실전을 동시에 경험한 ‘즉시 전력형 인재’로 분류된다. 김 후보자는 국익 최우선 전략을 바탕으로 수출 1조 달러 시대의 기반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9일 “김 후보자는 지금은 성장에 집중할 때라는 대통령의 철학을 구현할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김 후보자가 지명되자 관가에서는 관료·기업인 출신 장관의 장점을 모두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김 후보자는 기재부에서 25년 이상 정책 경험을 축적한 뒤 두산그룹에서 7년째 일선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부처의 한 관계자는 “김 후보자는 조직 장악력과 업무 추진력 모두 강한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가 두산에너빌리티 출신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터빈이나 냉각재 펌프 등 원전 핵심 설비를 납품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해외 네트워크가 풍부해 두산에너빌리티 원전 해외 수주에서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정부가 원전 산업 확대에 방점을 찍는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강 비서실장은 “김 후보자 지명과 원전 정책은 무관하다”면서도 “김 후보자는 이 대통령의 에너지믹스 철학을 잘 구현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소감문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안보 강화에 정책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재명 정부의 잇따른 기업인 발탁을 환영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규제에서 진흥으로 기업 정책의 무게 추를 옮기겠다 것 아니겠느냐”며 “일단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정부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배경훈 LG 인공지능(AI)연구원장을 지명했다.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에는 하정우 네이버 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이 임명됐다.
다만 김 후보자는 취임 직후부터 산적한 난제와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의 관세 협상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정치권에서는 산업부 조직 개편을 논의하고 있다. AI 시대를 맞아 산업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고 있기도 하다. 김 후보자는 이날 장관 지명 직후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정부의 성공이 대한민국의 성공이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김 후보자는 “수많은 도전과제가 상존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저성장을 돌파하고 글로벌 산업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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