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블랙스톤이 부동산투자회사 드웰캐피털을 베인캐피털에 매각하는 거래에서 인수금융 주선사에 이름을 올렸다. 싱가포르 현지에서 진행한 거래였지만 산업은행은 홍콩 법인 M&A 담당 부서와 연계해 현지 금융사들과 소통하며 거래에 참여할 수 있었다.
산업은행에서 M&A 자문은 M&A컨설팅팀이 맡고 있다. 2018년 기존의 M&A실과 컨설팅실이 하나로 통합되며 신설된 부서다. △동부제철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에어인천 △쌍용건설 등 국내 굵직한 딜을 자문한 바 있다. 1세대 IB조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동안에는 산은의 구조조정 투자 역할이 강조되며 자문 역할은 상대적으로 조명을 덜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 배달의민족 창업자인 김봉진 전 의장이 인수해 이목을 끌었던 골프웨어 브랜드 어메이징크리(거래가 750억 원)부터 태영그룹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이 2조 700억 원에 매각한 환경기업 에코비트까지 M&A컨설팅팀은 자문의 보폭이 넓어지고 있다. 올해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과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활동 대상이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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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의 강점은 M&A 자문과 금융 주선 뿐 아니라 인수금융 대출과 투자까지 지원하는 ‘패키지 솔루션’이다. 올 4월 마무리된 나우IB캐피탈의 일본 반도체 기업 선프로로시스템(SFSJ) 2500억 원 규모 인수 거래가 대표적인 사례다. M&A컨설팅실은 이 거래에서 인수 측 금융 자문과 인수금융 주선을 맡는 동시에 300억 원 규모 전환사채(CB)에도 직접 투자해 거래가 빠르게 마무리되는 데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올 상반기 산업은행은 PEF 측 자문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 지난 4월 VIG파트너스가 바이오 연료 원재료 기업인 바이오퓨얼홀딩스를 비롯해 대청자원 등 폐기물 관련 회사 10곳을 추가로 인수해 통합하는 1250억 원 규모 거래에서도 금융 자문과 동시에 인수금융 주선을 담당했다.
한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융 자문과 동시에 인수금융과 직접 투자도 맡는 등 다방면으로 거래를 지원하는 게 M&A컨설팅실의 역할”이라며 “해외 법인 네트워크를 활용한 글로벌 거래 자문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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