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일주일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며 “협상을 가속하기 위한 어느 정도 신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이 직접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뿐 아니라 미국 정가 관계자를 두루 만나며 통상 협상을 위한 기본 틀을 짰다는 의미다. 여 본부장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참여를 공식 요청했다.
여 본부장은 2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들을 만나 “새 정부가 미국 측과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채널이 구축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여 본부장은 22일부터 27일까지 워싱턴 DC를 찾아 통상 당국과의 협상 외에도 미 의회 관계자와 싱크탱크 등 30여 차례의 면담 일정을 소화했다. 산업부와 USTR 사이의 3차 기술협의 역시 여 본부장 출장 기간 중 진행됐다.
여 본부장은 7월 8일로 설정된 관세 협상 기한이 연장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답했다. 여 본부장은 “미국 상황이 굉장히 유동적”이라며 “미국 내 정치·경제 협상이 돌아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국익을 극대화할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 본부장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의 LNG 프로젝트 참여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여 본부장은 “미국 측에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한국이 참여하길 바라고 있다”며 “상업성이나 기술적 요인 등을 심도있게 논의하며 사전에 협의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차르’로 불리는 더그 버검 미국 국가에너지위원회 의장 겸 내무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을 찾은 여 본부장에게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를 원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미국 내 여러 LNG 사업 중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편 이번에 진행된 3차 기술 협의에서는 소고기 수입 확대나 정보기술(IT)·제조업 분야의 각종 비관세 장벽에 대한 논의도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각 비관세 장벽을 세계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미국 측이 가지고 있는 오해를 불식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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