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078930)그룹 창업주인 고(故) 허만정 회장의 장손인 허남각 삼양통상(002170) 회장이 별세하면서 GS그룹 지분 구조에 지각 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허남각 전 회장의 장남인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가 부친의 GS그룹 지분을 모두 상속받으면 5% 넘는 지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 대표는 지난해부터 GS 지분을 꾸준히 사들여왔는데, 상속분까지 더해질 경우 허태수 회장 이후 오너 4세에게 경영권이 넘어갈 시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이달 초 별세한 고(故) 허남각 회장의 지난해 말 기준 GS 지분율은 1.96%다. 이 지분이 그대로 허 전 회장 장남인 허준홍 대표에게 상속될 경우 그의 GS 지분율은 5.18%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허 대표가 상속을 마친 이후 높아진 지분율을 토대로 GS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허 대표의 상속 후 GS 지분율은 허창수 GS 명예회장(4.75%)과 허태수 GS 회장(2.12%)보다 많고, 단일 기준 1대주주인 허용수 GS에너지 대표(5.26%)에 이어 2위에 오른다.
GS측은 허 대표 지분이 많아져도 경영권에 별다른 영향은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GS는 오너 일가 53명과 재단 6곳이 지분 53.07%를 잘게 쪼개 가진 구조여서 허 대표의 지분이 5%를 넘어도 GS그룹 경영에 직접 참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GS 관계자는 “허 대표는 GS 계열 회사 경영에는 일체 참여를 안 하고, 가죽 제품을 만드는 삼양통상 경영에만 관여 중인데 이러한 기조가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 대표도 부친의 삼양통상 지분까지 상속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GS 경영에 뛰어들 상황은 아니다. GS와 삼양통상의 주요 지분이 이동하는 만큼 국세청이 관례대로 상속 과정을 들여다보며 세무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형편이다.
다만 GS 창업주의 장증손인 허 대표가 GS 경영에 어떤 형태로든 관여할 수 있는 길은 열렸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오너 3세인 허태수 회장 이후 경영권을 두고 오너 4세의 경쟁이 격화할 경우 허 대표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실제 허 대표는 지난해 GS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며 지분율을 높여왔다.
허 대표의 지분율은 경영 전면에 나선 GS그룹 주요 오너 4세보다 많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가 2.37%의 지분을 갖고 있고, 허서홍 GS리테일 대표는 지분 2.15%를 갖고 있다. 허윤홍 GS건설 대표의 지분율도 1.37%에 불과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GS 경영권에 당장 큰 변동은 없더라도 추후 그룹 승계 과정에서 허준홍 대표가 GS 경영에 참여하려 한다면 그의 존재감이 급부상할 수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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