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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 닛산, 유럽 협력사에 대금 지급 연기 요청

"연기하면 더 주겠다" 조건 제시

"자금조달 어려운 상황 보여줘"

닛산 "유연한 지급 조건하 협력"





주요 시장 판매 부진 및 미국발(發) 관세 영향 등 악재가 겹친 일본 닛산이 단기 자금 확보를 위해 협력 업체들에 대금 지급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제 연기를 강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급일을 미뤄줄 경우 이자 등 추가 금액을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해 닛산의 어려운 자금 사정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3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닛산은 올해 1분기 말 현금 보유량을 늘리기 위해 영국과 유럽연합(EU) 지역 협력 업체들에 지급 연기를 제안했다. 로이터가 확보한 내부 e메일을 보면 영국과 EU의 닛산 직원들은 이달 “협력 업체들에 ‘또다시’ 결제 연기 요청을 하고 있다”고 공유했다. 한 직원은 e메일에서 이 같은 요청이 “최고경영자(CEO)로부터 내려온 현금흐름 확보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닛산은 올 4월 취임한 이반 에스피노사 신임 CEO 주도로 전 세계 인력의 15%를 감축하고 7개 공장을 폐쇄하는 등 향후 2년간 5000억 엔(약 4조 7000억 원) 규모의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직원은 6월 지급 예정이던 대금이 8월 15일로 연기되고 일부는 9월까지 미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공급 업체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는 결제를 늦추는 대신 이자를 얹어 더 받는 방식이고, 둘째는 제때 지급받되 은행이 먼저 지불하고 닛산이 나중에 은행에 상환하는 방식이다. 재무 부서 임원이 작성한 또 다른 내부 e메일에서는 1억 5000만 유로(약 2381억 원)의 현금 확보를 구매 부문 과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협력 업체 대금 결제를 7월(2분기 시작)로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닛산은 영국과 EU의 12개 이상 업체와 지급 조건 연장을 통해 최대 5900만 유로(약 967억 원)의 현금 흐름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대상 업체에는 인력 파견 업체 맨파워그룹의 영국 법인과 일본 해운 업체 미쓰이상선 등이 포함됐다.

도카이도쿄인텔리전스연구소의 스기우라 세이지 수석애널리스트는 “닛산이 직면한 자금 조달의 어려운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지출을 최대한 미루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닛산은 이에 대해 “일부 협력 업체들에 보다 유연한 지급 조건하에서 협력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했으며 이는 협력 업체에 비용 부담 없이 자사의 현금 흐름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닛산은 3월 말 기준 2조 2000억 엔(약 20조 6665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가 7000억 엔(약 6조 5757억 원)에 달한다. 3대 신용평가사 모두 닛산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하향 조정한 상태로, 추가 등급 하락 시 향후 자금 조달에 차질이 예상된다.

한편, 교도통신은 이날 닛산이 영국 선덜랜드 공장에서 조기퇴직 모집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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