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야구 예능 ‘최강야구’가 새 시즌을 앞두고 이종범 전 kt wiz 코치를 감독으로 전격 선임했다.
‘최강야구’는 은퇴한 프로야구 선수들이 팀을 꾸려 다시 야구에 도전하는 프로그램으로, 오는 9월 새로운 시즌 방송을 예고한 상태다.
제작진은 30일 공식 입장을 통해 “한국 야구계의 전설 이종범 감독이 프로구단을 떠나는 힘든 결정을 내리면서 합류해 준 것에 감사하다”며 “저작권 침해 사태로 촉박하게 섭외하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구단과 프로야구 팬들에게 불편감을 드려 송구하다. 한국 야구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는 야구 콘텐트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종범 감독은 “한국 야구 흥행과 저변 확대, 은퇴 선수들의 재조명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이라 판단해 새로운 역할을 수락하게 됐다”고 합류 배경을 전했다.
다음은 이종범 감독이 제작진을 통해 밝힌 서면 인터뷰 전문이다.
△‘최강야구’ 감독 제안을 수락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6월 초 ‘최강야구’ 담당 PD와 저녁을 먹게 되었다. 처음에는 ‘최강야구’를 준비하고 있는 줄도 몰랐다. 예전 축구 예능에 게스트 출연한 것이 인연이 되어 가끔 식사하는 사이다. 이야기 도중 새로운 ‘최강야구’의 감독 제안을 받았지만 현직 코치 신분이기 때문에 사양의 뜻을 표했다.
그런데 며칠 후 몇몇 은퇴한 후배들에게 연락이 와, 내가 구심점이 돼 ‘최강야구’를 이끌어 주길 부탁받았고, 여러 날을 고민했다. ‘최강야구’가 한국 프로야구 흥행에 많은 역할을 해온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이강철 감독님께 상의를 드렸고, 감독님이 내 생각과 입장을 너그럽게 이해해 주신 덕분에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야구 예능이 인기를 얻으면서 몇몇 후배들은 제2의 전성기를 누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후배들도 많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최강야구’가 다시 뭉칠 수 있다면 더 많은 후배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그 일에 나도 함께 도전하고 싶어 감독직을 수락했다.
△시즌 중간에 팀을 떠나는 것에 대해 우려는 없었는지?
먼저, kt wiz를 응원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시즌 도중 구단을 떠나는 결정은 결코 쉽게 내린 것이 아니다. 제안을 받고 많은 걱정에 며칠을 심사숙고했고, 이강철 감독님께 상의드렸다.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팀 전력 누수에 대한 걱정보다는 절친한 후배의 야구 커리어에 대한 걱정 때문이셨다. 후배가 정통 지도자의 길을 가길 바라는 마음이 크셨다. 하지만 나를 필요로 하는 후배들이 있고,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내 마음을 이해하고 허락해 주셨다.
내 결정이 팀의 공백을 비롯해 야구계의 이례적인 행보로 비난받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감독 제안을 받았을 때 나는 마침 구단에서 능력 있는 후배 코치들의 성장을 위해 한 발짝 물러난 상황이었다. 후배 코치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는데, 내 존재가 오히려 부담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에게도 부담이었기에, 이 부분을 감독님께서도 헤아려 주셨다.
막상 허락하신 다음에는 많이 배려해 주셨다. 시즌 중간이지만 일찍 퇴단해 새로운 도전에 집중할 수 있게 신경 써 주신 것이다. 나오기 전날에는 따로 불러서 감독의 마음가짐과 주의할 점에 대해 아낌없는 충고도 해 주셨다. 정말 좋은 선배이시다.
△‘최강야구’ 감독으로서 포부는?
‘최강야구’ 감독직을 수락하면 많은 욕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감독직 자체만을 원했다면 ‘최강야구’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최강야구’를 살리는 것은 한국 야구의 붐을 더욱 크게 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새로 출범하는 ‘최강야구’는 유소년 야구 등 아마추어 야구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은퇴 선수들의 새로운 도전을 이끌고, 야구계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일인데, 예능이라고 해서 프로야구와 완전히 다른 세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능이고, 은퇴 선수라고 해도 야구를 진심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모두 프로 선수였고, 프로로서 자부심과 긍지가 있는 친구들이다. 진심이 담긴 열정적인 야구를 하도록 노력하겠다.
한편, KBO 레전드 선수로 꼽히는 이종범 코치는 은퇴 후 2013년 한화 이글스 주루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방송 해설위원을 거쳐 2019년부터 LG트윈스에서 타격 코치, 작전 코치, 외야·주루 코치, 퓨처스 감독 등을 역임하며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일본과 미국에서 지도자 연수도 받았으며, 지난해 10월에는 kt wiz에 합류해 1군 외야 수비·주루 코치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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