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국내 증시가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는 추세를 거스르는 베팅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상승장 수혜 상품인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팔고,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를 대거 사들이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당분간 시장이 견조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역방향 매매가 반복되며 손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장 초반 3131.05를 기록하며 2021년 9월 28일(3134.46) 이후 약 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상법개정안 통과 기대감과 미국 증시 강세, 미중 무역협상 낙관론이 투자심리를 끌어올린 가운데 외국인 수급이 개선된 것이 주요 배경이다. 다만 이후 상승 폭을 줄여 전 거래일 대비 0.58% 오른 3089.65에 거래를 마쳤다.
4월 관세 쇼크 이후 상승 랠리 속에도 개인투자자의 선택은 정반대로 갔다. 개인투자자는 최근 3개월간 ‘KODEX 레버리지 ETF’를 9410억 원 순매도했는데 해당 ETF 수익률은 25.98%에 달했다. 반면 같은 시기 하락에 베팅하는 KODEX 인버스 ETF는 1488억 원,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는 7774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하지만 두 상품은 각각 -15.70%, -35.75%의 손실을 기록하며 투자 성과는 오히려 악화됐다.
특히 4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을 보인 지난 한 달간 역방향 매매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6월 한 달간 코스피지수가 13.9% 급등했음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이 같은 상승장을 적극적으로 추종하기보다는 되레 하락에 베팅하는 포지션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개인투자자들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개인 순매수 1위)’를 한 달 새 4357억 원, ‘KODEX 인버스(3위)’를 995억 원가량 사들였다. ‘KODEX 레버리지’는 같은 기간 5028억 원 내다 팔았다.
이는 개인이 과거 지수 흐름에 매몰된 ‘기준점 편향’에 영향을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코스피200지수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20~350포인트 박스권에 머물렀던 기억이 강하게 작용하며 350포인트를 넘어선 후에도 관세 충격,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제한적으로 인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역추세 추종(negative feedback trading)’ 전략이 손실 누적을 불러일으키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수가 많이 올랐으니 이제는 떨어질 것’이라는 단순 반전 기대에 근거한 투자 판단은 장기 상승장에서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불안감이 과도하게 설정돼 있는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은 급격한 주식시장의 강세 반전에도 불구하고 매도 우위 대응을 지속했다”며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단기 모멘텀 투자에 적합한 상품으로 추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상당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투자 전략이라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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