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맞춤형 탈중앙화금융(디파이·DeFi) 프로토콜 ‘모포(Morpho)’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상자산을 활용한 기관 투자가 확산되면서 모포는 디파이 인프라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4일 가상자산데이터 제공업체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40분 기준 모포 총예치금(TVL)은 45억 2600만 달러(약 6조 1625억 원)로 집계됐다. 디파이 프로젝트 가운데 TVL 기준 12위다. 특히 최근 한 달간 TVL이 21.3% 증가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모포는 가상자산 대출과 차입 기능을 제공하는 디파이 프로토콜이다. 인터넷이 등장한 이후 이를 기반으로 에어비앤비·넷플릭스 등 다양한 서비스가 탄생했듯 모포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다양한 디파이 서비스를 얹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핵심 특징은 하나의 담보 자산과 하나의 대출 자산을 짝 지은 분리형 대출 풀 구조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BTC)을 담보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C를 빌리는 시장과 이더리움(ETH)을 담보로 USDC를 빌리는 시장은 분리돼있다. ETH 가격이 급락하더라도 BTC 담보 시장에는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구축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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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활용 사례는 코인베이스다. 코인베이스는 올해 1월 모포 프로토콜 기반 BTC 담보 USDC 대출 서비스를 자사 애플리케이션에 도입했다. 사용자는 코인베이스 앱에서 BTC를 담보로 맡기고 USDC를 대출받을 수 있다. 대출 실행과 청산 같은 핵심 기능은 모포가 기반 시스템으로서 뒷단에서 처리한다. 해당 서비스는 코인베이스가 자체 구축한 레이어2(L2) 블록체인 베이스에서 운영된다. 지난달 기준 누적 대출 실행 규모는 약 3억 달러(약 4083억 원)다.
모포는 기관 중심의 대출 수요에 대응한 ‘모포 V2’도 지난달 새롭게 공개했다. 모포 측은 “디파이에서 정교한 전략을 구사하는 기관 투자가 유입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들은 맞춤형이면서 예측 가능한 대출 조건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V2에서는 사용자가 자신의 조건에 맞게 대출 제안을 올릴 수 있다. 금리도 시장에서 제안 방식으로 형성된다. 고객신원확인(KYC)이나 규제 요건 같은 요소도 블록체인에서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가상자산 전문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은 지난달 26일 ‘2025년 3분기 크립토 섹터 리서치’ 보고서를 통해 모포를 자사 ‘유망 가상자산 리스트 Top 20’에 신규 편입했다. 해당 리스트는 향후 분기 내 높은 성장 가능성이 기대되는 프로젝트를 선정해 구성된다. 이번 분기에는 모포(MORPHO)와 아발란체(AVAX)가 새로 포함됐고, 리도다오(LDO)와 옵티미즘(OP)이 제외됐다. MORPHO 토큰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 코빗 원화 마켓에도 상장돼있다.
그레이스케일은 “온체인 대출 활동의 미래는 낙관적”이라며 “모포는 시장 성장 과정에서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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