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를 주도했던 방산업종에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이 반년 만에 500%가 넘는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실제 거래된 금액이 적은 만큼 실제로 수익을 얻은 투자자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발행한 증권사도 별다른 이익을 못 본 것으로 보인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발행한 ‘N2 월간 레버리지 방위산업 Top5 ETN’은 올해 상반기 수익률이 506.2%로 국내 전체 상장지수상품(ETP)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 179.8%를 달성한 ‘N2 방위산업 Top5 ETN’도 NH투자증권이 발행한 방산 투자 상품이다.
두 상품은 상장지수펀드(ETF) 중 수익률이 가장 높은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157.0%)’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방산&우주(154.8%)’ 모두 앞질렀다. 두 상품 모두 상장 후 거래된다는 점에서 구조가 비슷하지만 ETF는 펀드의 일종이고, ETN은 증권사가 발행하는 채권 성격을 갖는다. ETN은 발행 주체인 증권사의 신용 리스크를 부담한다는 것도 다른 점이다.
N2 월간 레버리지 방위산업 Top5 ETN이 반년 동안 500%가 넘는 수익률을 거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통상 레버리지나 인버스 상품은 장기간 투자할수록 손실이 확대되는 ‘음의 복리효과’가 발생해 단기 투자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N2 월간 레버리지 방위산업 Top5 ETN’이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상품 구조가 다르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일반 레버리지는 일일 수익률의 2배를 제공하기 위해 하루 단위로 리밸런싱이 이뤄지지만, 월간 레버리지는 월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기 때문에 월 단위로 리밸런싱이 발생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월간 레버리지 방식이 리밸런싱 비용 측면에서 유리할 뿐만 아니라 구조적으로도 수익률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버리지가 아닌 N2 방위산업 Top5 ETN도 상위 5개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ETF는 최소 10종목을 담아야 한다. 올해 세법 개정으로 ETF는 토탈리턴(TR)형이 금지됐으나 ETN은 분배금을 재투자하는 TR 방식을 활용할 수 있는 점도 수익률에 차이를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ETN 수익률이 높더라도 결국에 웃는 건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다. 투자자 관심이 ETF에 쏠려 있기 때문에 시장 규모와 거래 금액 차이가 크다. 올해 6월 말 기준 ETF 시장 규모는 210조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1.1% 증가했으나 ETN 시장 규모는 1575억 원으로 오히려 6.3% 감소해 시장 규모가 13분의 1로 축소됐다.
특히 PLUS K방산 순자산총액 규모는 1조 700억 원으로 테마형 상품으로선 이례적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반면 N2 방위산업 Top5 ETN의 지표가치(실질가치) 총액은 868억 원, N2 방위산업 Top5 ETN은 526억 원으로 PLUS K방산의 4~8% 수준에 불과하다. 수익률은 매우 높지만 개인 거래도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반 레버리지 상품은 상승이나 하락이 계속되는 시장에서 유리하고, 월간 레버리지는 박스권일 때 유용한 투자 방식이 될 수 있다”며 “두 상품의 장단점을 고려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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