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중 발생한 사고로 인해 지능이 네 살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진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7일 전파를 탄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결혼 후 3년 넘도록 아이가 생기지 않았던 A씨 부부는 시험관 시술 끝에 어렵게 쌍둥이를 임신하게 됐고, 출산을 앞두고 매일 설렘에 잠겼다. 그러나 출산 당일 비극이 시작됐다.
A씨의 아내는 "천사들 데려올게"라는 말을 남기고 분만실에 들어갔고, 약 40분 후 피를 흘리는 상태로 실려 나왔다. 담당 의료진은 A씨에게 "아내가 분만 도중 심장이 멈췄다. 현재 매우 위험한 상태다"라고 알렸다. 두 딸은 무사히 태어났지만 아내는 의식을 잃은 채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A씨는 아이들을 부모에게 맡긴 뒤 병원에 남아 아내가 깨어나길 기도했다. 그 기도가 닿았는지 한 달 뒤 아내는 의식을 회복했지만, 심정지 당시 뇌가 심각하게 손상되면서 인지 능력이 4살 수준으로 떨어졌다. 배변 조절도 불가능해 중증 장애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남편의 얼굴만큼은 기억해냈다.
A씨는 중증 장애를 갖게 된 아내와 두 딸을 데리고 퇴원했고, 직장을 그만두며 세 사람의 생계를 전적으로 책임지게 됐다. 그러나 아내는 아이들을 경쟁자로 인식하며 거부감을 드러냈고, 이제 여섯 살이 된 딸들은 지적 능력이 낮은 엄마를 두려워하고 있다.
현재 상황은 더 악화됐다. 최근 아내에게서 치매 초기 증상이 나타났고, 식사를 마친 뒤에도 "배고프다"며 울거나 외출을 고집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급기야 폭우가 내리던 밤, 도로 위에 누워 있는 아내를 경찰이 발견한 일도 있었다.
이후 A씨는 아내의 출산 당시 의료기록을 확인하다가 심폐소생술이 지연된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병원 측에 의료 과실을 제기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우리는 잘못한 게 없다. 정 그러면 소송하라"는 말뿐이었다.
A씨는 가족을 돌보기 위해 직장을 포기했고, 생활고에 시달리며 빚까지 진 상태라 법적 대응도 불가능했다. 정부가 마련한 ‘출산 사고 보상제도’ 역시 산모 사망이나 신생아 장애에 한해 적용되기 때문에 도움을 받을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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