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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리스크 기업들이 180억 투자…특검, ‘김건희 집사 게이트' 열었다

‘집사’ 김씨 4월 해외 도피…특검, 여권 무효화 착수

법원, 압수수색 영장 기각…임의수사 뒤 재청구 예정

자본잠식에도 카카오모빌리티·HS효성 등 거액 투자

특검, 코바나컨텐츠 협찬기업들 ‘대가성 여부’ 조사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문홍주 특검보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IMS 모빌리티(옛 비마이카)의 대기업 투자유치 과정에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이른바 ‘집사 게이트’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특검은 IMS 설립자이자 김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모 씨가 해외로 도피한 정황을 확인하고 신병 확보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나섰다. 또 특검이 김 여사 관련 기업들의 코바나컨텐츠 전시 협찬에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동시 수사에 돌입하면서 관련 기업들이 긴장하는 분위기다.

문홍주 특검보는 9일 브리핑에서 “지난달 특검 준비 기간 중 코바나컨텐츠 협찬 사건을 내사하던 과정에서 주요 피의자인 김 씨가 올해 4월 해외로 출국한 뒤 현재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으며 사무실과 가족의 주소지도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며 “해외 도피 및 증거 인멸 정황이 있다고 판단해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최근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미 김 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고 여권 무효화 조치도 곧 취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특검법상 수사 대상으로 명시된 16개 항목 가운데 마지막 항목인 ‘특검이 김 여사 관련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관련 범죄행위’로 분류돼 수사에 착수한 첫 사례다. 다만 법원은 김 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대해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전날 기각했다. 김건희 특검은 우선 임의수사로 사건을 진행하면서 법원에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충분히 소명한 뒤 영장을 재청구해 강제수사에 돌입할 방침이다.

이른바 ‘집사 게이트’는 김건희 여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 씨가 설립한 렌터카 업체 IMS가 심각한 재무 위기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은 과정에서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에서 출발했다. IMS는 2023년 1월 당시 부채가 1413억 원으로 순자산 556억 원의 두 배를 크게 웃돌 만큼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불과 수개월 뒤인 같은 해 6월 IMS 모빌리티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그룹, 한국증권금융 등 대기업과 금융기관으로부터 총 184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가 IMS에 30억 원을 투자한 시기는 금융감독원이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의혹을 조사하던 시점과 맞물려 있다. 이후 금감원의 징계 수위가 예상보다 낮아지면서 일각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투자가 감독 당국의 조치를 완화하려는 목적이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HS효성 역시 경영진의 계열사 신고 누락 등 내부 비리가 폭로된 시기에 IMS에 계열사 4곳을 동원해 35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는데 이후 오히려 리스크가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증권금융 또한 IMS 모빌리티에 에 50억 원을 투자한 사실이 확인됐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김 씨는 2010년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에서 김 여사와 인연을 맺은 이후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김 여사가 대표로 있던 코바나컨텐츠에서 감사로 재직하면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특히 김 씨는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 씨의 잔고증명서 위조 사건에서 직접 문서를 조작한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력도 있다. 김 씨가 렌터카 사업 초기 도이치모터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은 점도 의혹을 키운다. 도이치모터스 전 임원은 검찰에서 "권오수 전 회장이 김 씨가 김 여사의 후배라며 잘 챙기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권 전 회장은 김 여사 연루 의혹이 불거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씨는 윤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임명과 대선 출마 전후로 보유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했고 당선 직후인 2022년께 잔여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IMS는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22년 6월 기존 비마이카에서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한 이후 본격적으로 대기업 투자 유치에 나섰다. 이후 심각한 재정 위기 속에서도 여러 대기업들이 잇따라 투자에 나서면서 IMS 모빌리티는 단기간에 46억 원가량의 이익을 올렸다. 특검은 자력 회생이 어려웠던 IMS가 짧은 기간 내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배경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당시 투자가 대가성을 띠었는지,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를 통해 투자금을 모은 과정에 위법 소지는 없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협찬에도 대가성 의혹이 있는지에 대한 수사에도 착수했다. 도이치모터스와 LG전자, 대한항공, 희림, 삼성카드, 게임빌, 컴투스, 퍼시스, 일룸, 럭스나인, 배달의민족, HYD한양산업개발, 거림종합건축사무소, 신안저축은행, 한미글로벌, 노루페인트, K토토, 신라스테이, IMS, 주요 은행권 등이 ‘르코르뷔지에전(2016~2017년)’ ‘알베르토 자코메티 특별전(2017~2018년)’ ‘야수파 걸작전(2019년)’ 등에 협찬했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된 2019년 6월에 열린 ‘야수파 걸작전’의 협찬 시기가 일부 기업들의 검찰 수사와 겹치면서 의구심이 제기됐다. 검찰은 앞서 두 차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특검은 협찬 기업들과 김 여사 간의 관계에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를 원점에서 재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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