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초임에도 40도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나는 가운데 찜통 더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창재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10일 정례 예보 브리핑을 통해 "최근 우리나라 상공에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덮고 있어 강한 더위가 지속되고 있다"며 "일본 동쪽 해상에서도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력을 차차 확장 중"이라고 설명했다.
모두가 힘든 여름이지만 특히 높이 1.5m 이하에서 느끼는 체감 더위는 10도 이상 높게 나타나 어린이와 밭일하는 노인은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높이 1.5m 이하에선 땅바닥에서 반사돼 나오는 복사열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아스팔트와 시멘트 위주인 도로에선 복사열이 더욱 뜨거워서 체감온도는 더많이 올라간다.
기상청이 지난해 발표한 기온 관측에 따르면 도로 바로 위인 노면(도로 노면)과 1.5m 높이의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기온은 10도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이 지난해 8월 9일 오후 2~4시에 성인의 목 높이인 1.5m 정도 오는 기상관측장비를 이용해 기온을 측정한 결과 34.3도로 확인됐다. 같은 시각 도로 노면에서 관측한 기온은 45.5도로 무려 11.2도나 차이 났다. 이는 아스팔트 등 포장된 곳은 어두운 색으로 태양광을 강하게 흡수하고, 열을 쉽게 저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풀이나 흙으로 덮인 지면보다 흡수하는 태양 에너지양이 많아 낮 동안 빠르게 뜨거워진다.
높이뿐 아니라 장소에 따라서도 온도 차가 크다. 같은 시각 도로에서 관측된 기온은 녹지보다 평균 3.1도 높고, 최고기온은 4도가량 차이 났다.
이 때문에 키 1.5m 이하의 어린이와 쪼그려 앉아 밭일하는 노인 등의 경우 더위를 더 쉽게 느끼게 된다. 게다가 노인은 땀샘의 감소로 땀을 배출하는 능력이 떨어져 체온 조절 기능이 약하다. 어린이 역시 성인보다 신진대사율이 높아 열이 많고, 열 흡수율이 높지만 체온 조절 기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열 배출이 어렵다. 그만큼 온열질환에 더 취약한 것이다.
폭염 기간에는 무리하게 외부 활동 등을 하다가 일사·열사병 등이 생길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무더운 기온에 장시간 노출된 뒤 두통이나 구토, 신경이상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면 바로 체온을 낮추고 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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