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12일 “떨리는 마음으로 모든 인사청문회를 기다린다”고 밝혔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37일 만에 19개 부처 장관 지명을 마쳤다.
강 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각 부처가 맡은 일을 잘 할 사람인지, 그런 역량이 되는 사람인지 지켜봐주십시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우리가 ‘통님’의 안목에 대한 신뢰를 함께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 적었다.
강 실장은 내각 인선 과정의 소회도 짧게 소개했다. 그는 “새 정부 1기 내각 추천이 끝났으니, 털어놓습니다”라며 “대통령님의 눈이 너무 높으십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높아야지요. 하지만 수많은 요소를 고려하고 검토한 뒤에도 ‘조금만 더 고민해보시지요’가 돌아올 때면.. 인수위 없는 게 그렇게 서러웠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와 정말 딱이다! 싶은 분이 대번에 찾아진 적도 있었고, 이런 사람이 있을까 한숨 쉬는데 정말 찾아져서 놀란 적도 있었습니다”며 “그렇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추천드린 인사들이십니다”라고 강조했다.
장관 발탁이 마무리된 뒤 인사와 관련한 기사와 지적에 대해서도 솔직한 감정을 털어놨다. 강 실장은 “기사 하나하나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다 저희 탓인 것만 같고, 우리가 둔감했을까 싶어 잠 못 이루던 시간들이 지나고, 이제 국민 여러분의 판단만 남았습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강 실장은 “다만 후보자들이 가진 수많은 빛나는 장점들에 조금 더 집중해주셨으면 하는 욕심도 감히 있습니다”고 덧붙였다.
20명 중 10명이 정치인…기업인 4명·관료 4명
이재명 정부의 1기 내각 인선이 마무리된 가운데 국무총리를 포함한 내각 구성원 20명 가운데 10명이 정치인으로 집계됐다. 1명을 제외하고 9명이 현역 의원으로 사실상 내각제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기업인의 약진도 특징으로 꼽힌다. 역대 정부가 학자와 교수 중심으로 내각을 꾸렸던 것과 달리 4명의 기업인이 장관 후보자에 지명됐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에 이어 문화체육관광부에도 네이버 출신이 장관 후보자에 이름을 올렸다. 하정우 대통령실 인공지능(AI)미래기획수석도 네이버 출신이라는 점에서 내각과 대통령실에 3명이나 네이버 출신이 진출해 눈길을 끌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출범 37일 만에 19개 부처 내각 인선을 마쳤다. 현 정부처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내각 구성에 195일이 소요됐다는 점에서 속도감 있는 인선이라는 평가다. 현역 의원의 대거 진출에 내각제라는 지적이 나오자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우리 헌법에는 내각제적 요소가 있으나 (장관 비중이 높다는 점을 이유로) 내각제로 단정하는 것은 무리”라며 “인수위 없이 시작하는 정부에서 업무 호흡을 맞췄던 분들과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불가피한 상황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실용과 성과를 중요시하는 이 대통령의 용인술이라는 것이다.
네이버 출신 2명…LG·두산 1명씩
호남 7명·영남 6명 균형…女 26%
호남 7명·영남 6명 균형…女 26%
기업인을 4명이나 발탁한 것도 이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김정관·두산에너빌리티 사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배경훈·LG AI연구원장), 중소벤처기업부(한성숙·네이버 고문) 장관 후보자에 이어 이날 문체부 장관 후보자에도 네이버 출신의 최휘영 놀유니버스 대표가 지명됐다. 기업별로 보면 네이버가 2명, LG과 두산이 각각 한 명씩이다.
지역별로는 영남에서 6명(강선우·구윤철·김영훈·권오을·전재수·최휘영), 호남 7명(김윤덕·김성환·김정관·안규백·정동영·정은경·조현)으로 비교적 지역별 안배가 이뤄졌다. 여성 장관 비율은 19개 부처 중 5명(강선우·송미령·이진숙·정은경·한성숙)으로 26.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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