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과 베네치아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향하는 비행기를 탑승한 A씨는 기내에서 물을 요청했다. 승무원이 종이컵에 가져다 준 물을 한 모금 마신 A씨는 눈살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다. 미세한 수돗물 향과 함께 물 위엔 작은 잔여물이 떠다녔기 때문이다. A씨는 재차 물을 요청했고 다시 받은 물 또한 마찬가지였다. A씨는 결국 사비로 캔콜라를 사 먹었다.
비행기 탑승 시 기내 커피를 마시지 말라는 경고가 잇따라 제기됐다.
11일(현지 시간) 미국 라이프스타일 매체 ‘서던 리빙’은 최근 전·현직 승무원들이 기내 음료 서비스의 비위생적 실태를 폭로했다. 승무원들은 승객들에게 기내 커피와 차를 마시지 말라고 조언하며 온수 저장 물탱크의 위생 문제를 지적했다.
한 전직 승무원은 “근무 당시 동료들조차 커피와 차는 절대 마시지 않았다”며 “물탱크는 전혀 세척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음료를 마시려면 병에 든 것을 주문하는 게 낫다"며 “와인이나 위스키도 괜찮지만 얼음은 빼달라고 하는 게 좋다”고 권했다.
다른 승무원도 “온수에서 소독제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고 그렇지 않을 땐 더 의심스럽다”며 “물탱크 안에 찌꺼기나 광물질이 쌓인 것도 봤다"고 밝혔다.
이 같은 폭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에도 미국의 한 승무원이 틱톡을 통해 기내 커피 제조 과정의 비위생적 실태를 공개했다. 그는 “물탱크가 거의 청소되지 않는데 그 물로 커피를 만든다”며 “탱크 내부에서 자라는 곰팡이와 박테리아가 우려된다”고 했다.
특히 “커피포트 물을 화장실 변기에 버리는 일이 잦은데 물이 튀지 않으려면 변기 가까이에서 버려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박테리아 오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영상은 70만 회 넘게 조회됐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조사에 따르면 2012년 미국 상업용 항공기 12%가 대장균 양성 반응을 보였다. 현재 EPA는 항공사들에 연 1회 이상 대장균 검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한편 위생 논란은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한국에서 다양한 노선을 취항하고 있는 에어프레미아의 기내 송풍구 위생 논란이 일었다. 네이버 여행자 카페 ‘태사랑’에는 방콕 수완나품 공항을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에어프레미아 YP602편의 송풍구 사진이 올라왔다. 빼곡하게 먼지가 잔뜩 끼어 까맣게 변한 모습이었다.
작성자는 “전반적인 환기 시스템 관리가 안 된다는 것 말고는 설명이 안 된다"며 "밀폐된 공간 안에서 이런 공기를 마시게 하는 것은 범법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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