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유럽연합(EU)이 다수의 소형 통신위성을 활용한 대규모 위성망 구축 협력에 나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 우선주의를 추진하면서 우주 분야의 국제 협력에도 불투명성이 커지는 가운데 스페이스X 등 미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EU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이달 23일 도쿄에서 개최할 예정인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방침에 합의한다.
양측이 협력하려는 사업은 많은 소형 위성을 쏘아 올린 뒤 이를 일체화해 운용하는 '위성 컨스텔레이션'(Satellite constellation)이다. 이는 대형 인공위성 1기 체제보다 관측 정확도가 높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EU는 290기가 넘는 위성을 활용해 위성망을 구축하려 하고 있고, 일본도 우주전략기금을 통해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강력한 자국 우선주의를 추진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견제로 해석된다.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우주 쓰레기 분야 협력, 민관이 참여하는 '방위산업 대화' 설치에도 합의할 예정이다. 방위산업 대화에서는 공급망 강화, 방위장비 개발·협력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회담 이후 문서를 발표할 경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을 촉진하기 위해 국제법 준수의 중요성을 확인한다'는 문구 등을 담을 것으로 전망된다.
닛케이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일본과 EU가 주도하는 자유무역권 발전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하려 한다"며 EU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회원국이 새로운 무역 규범을 만들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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