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우도 해변에 중국 국기(오성홍기)가 설치됐다가 철거되는 일이 벌어지자 지자체가 해명에 나섰다.
13일 스레드와 X(엑스·옛 트위트)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우도 하고수동해수욕장에서 촬영된 영상이 다수 올라왔다.
영상에는 해안도로를 따라 태극기와 함께 중국 국기가 줄지어 꽂혀 있었다. 깃발 옆에는 피아노가, 깃발 아래에는 연꽃 모형도 설치돼 있었다.
영상을 올린 네티즌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지난 8일 오후 12시 54분께 촬영된 것으로, 그는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치면서 정작 우도는 중국에 내어주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성홍기가 왜 꽂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AI영상으로 오해할까봐 추가 영상을 공개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왜 깃발을 뽑지 않았느냐’는 댓글에는 “뒤에 중국인들이 사진 찍으려고 줄을 서 있어서 차마 그럴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제주가 언제부터 중국인의 섬이 됐나”, “일장기가 꽂혀 있었다면 난리 났을 일”,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 장면”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논란이 확산되자 우도면 측은 “개인이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우도면 관계자는 “직원이 현장을 확인했을 때는 중국 국기가 모두 철거돼 있었다. 해수욕장 안전요원들이 사람들이 몰려와 깃발을 수거해 갔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 “SNS에 영상이 올라오기 전까지는 관할 부서에서도 몰랐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자체 해명에도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부는 제주 부동산이 중국인의 투기장이 됐다고 주장했지만, 제주도는 지난해 “전체 면적 1850㎢ 가운데 중국 국적 외국인이 소유한 땅은 0.5%에 불과하다”며 “제주가 중국 섬이 됐다는 것은 지나치게 과장된 표현”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90만7608명으로, 그중 중국인은 130만4359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68.4%를 차지했다.
한편,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제주 지역에서는 기초질서 문제도 꾸준히 도마에 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제주 초등학생들이 제주도청 홈페이지에 ‘외국인 관광객 에티켓 문제 해결 방안을 제안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외국인 관광객의 무질서 행위를 직접 지적하고 나섰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월 23일부터 6월 30일까지 100일간 ‘외국인 범죄 대응 특별 치안 대책’을 실시한 결과, 무단횡단·무단투기·노상방뇨 등 기초질서 위반 적발 건수는 총 4806건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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