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은 은퇴 직전에 준비하는 게 아니라 누구나 어릴 때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노후 자산은 ‘수익률’보다 ‘시간’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재테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자산관리 유튜브 채널 ‘박곰희TV’를 운영하는 박동호(사진) 곰희스쿨 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연금 부자가 되려면 연금저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국내 세제 혜택 계좌를 활용한 소액 적립식 투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달 16일 서울경제신문이 주최하는 ‘머니트렌드 2025’ 행사에서 강연자로 나서는 박 대표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투자자문사를 거치며 쌓은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강연·집필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에게 올바른 투자 방법을 전파하고 있다. 82만 명이 구독하는 유튜브 채널 운영자인 그는 단기 급등주나 투기적 접근보다 장기·분산·가치 투자와 같은 ‘지속 가능한 전략’을 강조한다.
박 대표는 연금 투자야말로 ‘가장 꾸준하고 현실적인 투자 전략’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회사 입사 후 퇴직할 때까지 매달 50만 원씩 연금저축에 넣고 연 7% 수익률로 운용한다면 은퇴 시점에 6억 원이 넘는 자산이 생긴다”면서 “연금 계좌에 월 10만 원만 넣는 것으로도 ‘투자의 첫걸음’을 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1인당 1연금 계좌 시대가 와야 한다”며 “직급에 따라 소액부터 시작해 점차 금액을 늘리면 된다”고 실천 가능한 방법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고물가 시대를 맞아 재테크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최근 3년은 고금리와 밸류업이 핵심 키워드였는데 단기채권 상장지수펀드(ETF)나 배당주 ETF만으로도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며 “아직은 채권의 매력이 살아 있으니 채권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성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2030세대에게는 ‘수익 소비’를 강조했다. 박 대표는 “소득의 일부를 떼서 쓰는 게 아니라 투자로 생긴 수익으로 소비하는 루틴을 만들면 장기적인 동기부여가 된다”며 “연 8% 월배당 ETF에 270만 원만 투자해도 매달 치킨 한 마리 값이 배당으로 들어올 텐데, 배당일이 ‘치킨 데이’가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지속 가능한 부의 전략’에 대해 묻자 박 대표는 ‘반복 가능한 투자’를 강조했다. 그는 “한 번의 성공이 아니라 같은 전략을 반복할수록 자산이 늘어나는 게 투자”라며 “단기 테마주는 반복할수록 위험해지는데 가치투자, 배당 투자, 자산 배분은 수많은 과거 사례와 확률을 가진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정답’은 없지만 ‘보기’가 되는 전략은 있다는 것이다.
향후 5년의 재테크 환경에 대해 박 대표는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사람은 계속 존재하겠지만 안정적인 자산관리를 시작한 이들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ETF와 연금저축·퇴직연금 같은 제도들이 미국처럼 자리를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꾸준한 재테크’를 위한 팁을 묻자 박 대표는 수익 소비를 거듭 언급했다. 그는 “투자 자체가 즐거운 경험이 돼야 오래 할 수 있다”면서 “수익이 나면 그것으로 맛있는 것을 먹거나 작은 선물을 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투자 루틴을 만드는 것이 곧 부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재테크는 많이 벌어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가진 것에서 10만 원이라도 떼어내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투자는 지금, 작게, 꾸준히 시작하면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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