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초여름을 뒤흔든 붉은등우단털파리, 일명 '러브버그'가 최근 자취를 감췄다. 떼 지어 날아다니며 시민들에 불편을 끼치던 모습은 사라졌지만 그 동안 남긴 흔적과 양상을 고려하면 내년에 더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계양구보건소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구청에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방제 민원은 총 473건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2건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7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하지만 7월 들어 민원은 급감세로 돌아섰다. 1일부터 11일까지 계양구에 접수된 러브버그 민원은 31건으로 전월 대비 급감했다.
러브버그 성충은 주로 6~7월에 등장해 일주일가량 활동한 뒤 사라지지만 문제는 내년이다. 러브버그의 성충이 이미 수많은 알을 낳고 죽었기 때문이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러브버그 암컷 한 마리가 낳는 알은 300~500개다. 러브버그 생애주기는 일반적인 곤충처럼 알, 유충(애벌레), 번데기, 성충으로 이어진다. 이 중 유충 상태로 약 1년간 산다.
러브버그는 대규모로 발생할 경우 시야 방해, 악취, 차체 오염 등으로 일상에 큰 불편을 초래한다. 하지만 해충으로 분류되기엔 독성이나 흡혈성은 없어 전염병이나 질병 유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꺼번에 대량으로 출몰하는 특성 때문에 일반 시민들의 불쾌감은 적지 않다.
자연 생태계에서 러브버그의 천적 여부를 두고는 아직 뚜렷한 연구 결과가 없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참새나 사마귀가 러브버그를 잡아먹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글이 공유됐지만, 전문가들은 자연 상태에서 이 곤충을 집중적으로 잡아먹는 포식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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