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고시마현의 도카라 열도에서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13일까지 발생한 지진이 총 2000회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도카라 열도의 지진은 만화가 다쓰키 료가 만화책에서 제기한 ‘일본 7월 대지진설’과 맞물려 일본은 물론 해외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14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이후 도카라 열도 근처에서 발생한 진도 1 이상의 지진은 13일로 2000회를 넘었다. 일본 전국에서 최근 10년(2015~2024년)간 관측된 진도 1 이상의 연 평균 지진 횟수(2526회)를 웃도는 수치다.
일본 기상청 지진 등급인 진도는 1이 흔들림이 가장 약하고 7이 제일 강하다. 절대 강도를 의미하는 규모와는 달리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 느낌이나 주변 물체 흔들림 정도 등을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 개념이다.
도카라 열도에서는 진도 1 이상의 지진이 이달 12일 30회, 13일 70회 일어났다. 이날도 오전 8시 32분께 규모 4.2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오전 9시까지 지진이 약 20회 이어졌다.
도카라 열도의 섬인 아쿠세키지마에서는 지난 3일 발생한 지진으로 진도 6약의 흔들림이 감지됐고, 6일에는 진도 5강의 흔들림이 두 차례 있었다. 진도 6약은 벽타일, 창 유리가 파손되거나 책장이 넘어질 수도 있는 수준의 흔들림, 5강은 선반 식기류나 책이 떨어지는 수준의 흔들림을 각각 의미한다.
도카라 열도에서는 2021년 12월과 2023년 9월에도 각각 300회 넘는 소규모 지진이 연이어 일어난 바 있으나, 이번 지진은 기존 지진 횟수를 훨씬 웃돌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당분간 진도 6약 정도의 지진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일부 지역은 지반이 약해진 가운데 심한 비가 내릴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도카라 열도의 지진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으면서 일부 주민들의 피난 생활도 장기화하고 있다. 지역 당국은 진도 4 이상 지진이 5일간 관측되지 않으면 대피한 주민 등을 대상으로 섬에 돌아갈 의사를 묻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날도 규모 4.2 지진으로 진도 4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한편, 일본 안팎에서는 유명 만화 ‘내가 본 미래’ 속 예언을 근거로 7월 대지진설이 확산한 바 있다. 이 만화에서 작가는 일본에서 7월 5일께 대지진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일본 기상청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일본 지진설과 도카라 열도 지진 간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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