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아시아의 디지털 혁신 허브로 도약하려면 견고한 사이버 보안 체계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급부상한 인공지능(AI) 기반 사이버 위협은 기업 차원의 문제를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만큼 글로벌 공조와 민·관 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는 16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국가 안보 차원에서의 사이버 보안 : 글로벌 동향과 산업별 인사이트'를 주제로 '제1회 사이버 보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과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 글로벌 기업 리더 및 국내·외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사이버 보안이 국가·경제 안보의 핵심 의제로 부상한 현실을 진단하고 실질적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 겸 대표이사는 개회사에서 "사이버 보안은 국가 안보와 경제 안정을 지탱하는 핵심 요소"라며 "최근 발생한 SK텔레콤 해킹 사고는 사이버 위협이 얼마나 현실적이고 즉각적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워싱턴 D.C.에서 진행된 암참의 도어녹 방미 일정에서 만난 모든 관계자는 한미 양국 간 기술 동맹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며 "견고한 사이버 보안 체계는 핵심 인프라 보호에서 나아가 한국이 아시아의 디지털 혁신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저스틴 창 주한미국대사관 미연방수사국(FBI) 지부장은 축사에서 "FBI는 한국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 정보 공유, 침해 대응, 악성 행위자 차단 등 실질적인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사이버 방어를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하는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사이먼 그린 팔로알토 네트웍스 일본 및 아시아 태평양(JAPAC) 총괄사장 겸 암참 이사회 특별 자문위원은 'AI 시대의 비즈니스 보안'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AI 기술이 사이버 공격의 정교함과 규모·속도를 한층 끌어올리는 상황에서 기존 방어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가 필요하다"며 "이제 '보안을 전제로 한 AI' 설계로 나아가야 하며 조직이 보다 대담하고 안전하게 혁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권헌영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아 패널들과 사이버 위협이 에너지, 금융, 통신 등 국가 핵심 산업에 미치는 구조적 위험성과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패널들은 국경을 초월한 협력, 정보 공유, 통합적 보안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보안 플랫폼 전환, 최고경영진의 인식 제고, 전사적 차원의 혁신과 보안 연계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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