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 현대코퍼레이션(011760)이 차량용 실내부품 전문기업 시그마를 인수하며 제조업 진출을 선언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시그마의 발행주식 77.6%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공시했다. 총 투입 자금은 523억 원이다.
2007년 설립된 시그마는 차량용 실내 조명과 인테리어 부품을 주로 생산한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주요 완성차 업체의 30여 개 차종에 도어 라이트, 엠비언트 라이트(무드 조명), 전장 부품 등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국내 완성차 업계에 엠비언트 라이트를 최초로 도입한 선도기업으로, 현재 국내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시그마의 제품들이 아직은 시장에 도입된 초기 단계라 한국과 유럽 일부에만 적용되고 있다"며 "국내외 완성차 업계에 대한 공급 확대 가능성과 성장 잠재력을 고려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시그마의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에 자사의 글로벌 네트워크 및 영업 인프라와 접목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고객사의 해외 공장 진출시 동반 진출 기회도 적극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기존 트레이딩 중심의 비즈니스 구조를 넘어 직접 제조한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는 사업적 전환을 의미한다. 사업과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회사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앞서 종합상사의 업종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2021년 사명(현대종합상사)을 바꾸고 태양광 발전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한국과 일본에서 태양광발전소 12곳(총 9.2㎿)을 운영 중이다. 최근 독일의 태양광 재활용 기업 플랙스레스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해 태양광 폐모듈 리사이클 사업도 시작했다. 아울러 이번 인수를 통해 1976년 창립 이후 49년 만에 처음으로 제조업체까지 직접 운영하게 됐다.
현대코퍼레이션은 2022년 이후 매년 매출과 영업이익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다. 2022년 매출액 6조1270억 원으로 처음 6조 원을 넘어섰고, 2024년 6조995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22년 668억 원에서 2024년 1335억 원으로 늘어났다. 올 1분기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8569억 원, 369억 원으로 순항 중이다. 현대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 제조 분야, 친환경 폐자원 리사이클링 등 미래사업 분야에서 일류기업으로 발전해 나갈 가능성이 큰 국내외 주요 기술기업을 주목하고 있다"며 "이들과 지분투자, JV설립, 인수합병(M&A) 등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함께 글로벌 진출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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