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당인 공화당에서 중국 견제 목소리를 주도해온 한 하원의원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 엔비디아의 H20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는 데 반대하고 나섰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존 물레나르 의원(공화·미시간)은 이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에 보낸 서한에서 엔비디아가 최근 H20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을 약 3개월 만에 재개한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서한에서 물레나르 의원은 중국 공산당이 자신들의 군사력을 강화하고, 자국민을 통제하는 한편 미국의 혁신을 저해하는 데 미국 반도체를 사용하도록 둘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가 미국의 AI 우위를 약화시킬 수 있으며 중국 기업이 AI 모델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물레나르 의원은 미 상무부가 지난 4월 H20의 대중국 수출을 금지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미중 관세전쟁 국면이던 지난 4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에 따라 중국에 판매 중이던 H20 칩의 판매 중단을 통보했다가 최근 해당 제품의 대중국 판매를 재개했다.
미중 양국이 지난 5월 ‘관세전쟁’을 봉합하는 합의를 했음에도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 통제와 미국의 대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가 팽팽히 맞서자 양측이 한발씩 물러서기로 합의함에 따라 H20의 대중국 수출도 재개됐다.
물레나르 의원의 서한 내용이 보도된 뒤 엔비디아 대변인은 성명에서 “정부는 미국의 기술 리더십, 경제 성장 및 국가 안보를 촉진하는 최선의 결정을 내렸다”고 정부 결정을 옹호했다.
로이터는 이번 서한에 대해 “공화당 의원이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이례적인 사례”라며 “워싱턴 내 대 중국 강경파 사이에서 AI 칩 수출에 대한 국가 안보 우려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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