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미국과 (한국 정부가 협상하는) 앞으로 2주가 제가 볼 때 (한국) 경제의 운명이 달려있을 정도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18일 제주도 서귀포 롯데호텔제주에서 열린 제38회 한경협 '2025 경영자 제주 하계포럼'의 부대행사로 열린 만찬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류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게 뭔지 잘 생각해서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좋은 조건을 (얻어야 한다)"며 “그래서 2주 동안 (협상을)풀코스로 해서 지금은 조금 손해 보더라도 미래를 위해서 (협상 과정에서)우리가 웬만하면 줄 것은 좀 줘야 한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간담회에서 지난 6월 미국 의회를 찾아 방위비 분담금과 통상 문제 등 한국과 관계가 있는 미국 상·하원 의원들과의 만남을 소개하며 “한국에 관심이 많고 친(親)한파가 많다”라며 “그래서 굉장히 우리나라의 상황을 걱정했다”고 전했다. 류 회장은 지난달 미국에서 상·하원 자선야구대회를 찾아 한국기업이 미국경제에 기여한 성과를 알리기 위해 홍보영상 전광판 상영, 야외석 배너 설치, 전단지 배포 등의 활동을 했다.
한경협이 주최한 이번 제주하계포럼에는 소속 기업인 약 500명이 참석해 16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강연과 네트워크 활동 등을 진행했다. 류 회장은 기업인들과 만나 내수활성화와 홍수 피해 지원 등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류 회장은 올해 휴가를 전북 고창으로 가기로 했다고 전하며 “제가 회장 맡으면서 경제가 너무 어려우니 금년에 해외 나가는 것보단 국내에 (여행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회원사에 다 편지 보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여행 해야 할텐데 불행하게도 홍수 때문에 난리가 아니다”라며 “기업들이 먼저 홍수 피해자들부터 도와주면서 내수활성화에 대해서 국내에서 여행을 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의 지방 이전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저도 한경협을 맡으면서 회사도 모범 보여야 하니 지방에 투자하려고 계획하고 있다”라며 “정부와 상의, 협력해서 지방에 가는 건 좋은데 인센티브를 많이 줘야 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들에게 어떻게 하면 지방에 가서 투자하겠느냐 그런 것을 종합하려고 (정부에 아이디어를 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서는 “남의 얘기를 경청을 많이 하신다”라며 “제가 이제껏 뵌 리더 가운데 가장 모든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열심히 일하셔서 좀 다르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이날 최근 여야 모두 개정에 입을 모으고 있는 상법개정안에 대해서는 속도조절을 당부했다. 류 회장은 “(상법개정안에 담을 제도들을) 한꺼번에 다 하는 것보다 잘 안 되면 다음 단계가 있고, 한꺼번에 하면 부작용이 있으니깐 페이스를 늦춰가면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류 회장이 이끌고 있는 풍산(103140)그룹과 관련해서는 “저는 (풍산그룹의) 자사주는 앞으로 좀 소각 하려고 한다”고도 부연했다.
이날 류 회장은 임기인 2027년 2월까지 소위 4대그룹(삼성·현대차·SK·LG) 회장이 참석하는 한경협 총회를 부활시키겠다고 밝혔다. 류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에 대해 최근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을 언급하며 “총회가 2월인데 그때 4대 그룹 회장이 돌아오면 좋겠는데 그때 상황을 봐야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재용 회장도 부담이 없으니깐 기업인들이 다 상의하면서 분위기를 봐서 그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4개 그룹 총수가 참여하는 총회를) 하는 것이 제 운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류 회장은 이날 인구감소로 인한 경제규모가 줄어드는 ‘축소경제’를 극복할 3대 해법도 제안했다. △AI 활성화를 통한 생산성 제고 △지역 랜드마크 건설을 통한 내수활성화 △국내 여행·소비를 하는 ‘K-바캉스’를 통한 내수활성화 등이다.
류 회장은 “해법은 결국 기술혁신”이라며 “한경협은 민간 경제단체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3월 ‘AI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고 생태계 구축, 인프라 투자, 인재양성 같은 분야별 정책과제를 체계적으로 발굴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또 매년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예로 들며 "내수 살리기의 핵심은 역시 지역경제 활성화"라며 “(각 지역의 랜드마크 건설에 대해) 어설프게 접근하다가 실패한 사례도 있기 때문에 과감하면서도 신중하게 기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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