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부터 세계 최대 공유숙박 플랫폼인 에어비앤비에서 한국 숙소의 절반 가까이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비앤비가 한국에만 있는 ‘갈라파고스’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불법 공유숙박 업소를 퇴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K콘텐츠의 글로벌 흥행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상황에서 현실과 뒤떨어진 규제가 관광 업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10월 불법 공유숙박 업소를 방출하기 위해 내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지난해부터 영업신고 정보와 신고증을 제출하지 않은 숙소를 신규로 등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에어비앤비에 이미 등록된 공유숙박에는 영업신고증을 확보하는 데 1년의 유예 기간을 줬다. 이에 따라 올 10월부터는 영업신고증이 없는 공유숙박 업소는 모두 에어비앤비에서 퇴출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 기준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국내 숙소가 7만 24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아파트 등 공유숙박이 절반가량을 차지하며 이 가운데 7198개만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에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비앤비 등록 숙소의 41%에 달하는 약 3만 개의 공유숙박은 사실상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음성원 국민대 스마트경험디자인학과 겸임교수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이 흥행하면서 한국 여행을 희망하는 외국인은 늘었지만 숙소가 부족해 방문을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K콘텐츠가 관광산업으로 이어지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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